#4. L.A., 그 잔잔한 여행

내 업이 즐거울 수 있을까,

by 신잔잔

오늘은 꽤나 상쾌하게 잘 잤다. 시차도 슬슬 적응 되었고 집도 편해지고.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 둘이서 조깅을 하기로 단단히 준비했다. 그러나 체력 약골인 우리, 20분 뛰고 집으로 돌아왔다. 네모난 길 모양따라서 크게 한 바퀴 돌았다고 생각했는데 20분 만에 벌써 집 앞에 도착해 있어서 그냥 들어왔다. 내일은 좀 더 길게 도전을 해봐야겠다.


오늘은 집주인들이 여행을 간다. 정말 미드를 보는 것 같은게, 게이 분들이라 그런지 몰라도 친구들이 레즈비언 친구들이었다. 산디아고에 사는 레즈비언 친구네 집으로 간다고 한다. 초대장도 발송왔던데 읽어보니 정말로 모던 패밀리에 나오는 친구들 같은 느낌. 우리나라엔 많이 드러나 있지 않는 문화라 그런가 내 눈엔 그저 신기하다


그들과 강아지 후고와 인사를 나누고 우리는 Robertson Boulevard에 갔다. 한국인 여행객들은 잘 모르는 곳인지 한국인들은 많지 않다. 여기는 할리우드 배우들이 종종 와서 쇼핑을 하는 곳이라 파파라치들이 많다고 한다. 미국 드라마를 좋아하고, 문화를 좋아하는 나와 K는 약간 들떠있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약간 가로수길 같은 느낌이었다. 깔끔하고 명품 상점들이 많았고, 그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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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에서 바라본 밖의 모습과 케밥 비슷한 밥


명품을 살 능력이 되지 못한 우리는 그 곳에 위치한 스타벅스에 앉았다. 쉬엄쉬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다가 걸어서 근처에 있는 Soom Soom 이라는 식당에 가서 케밥 같은 밥을 먹었다. 꽤나 맛있다. 그렇게 할리우드 배우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했던 우리의 허황된 꿈은 사라진 채 다음 코스인 그로브몰과 파머스 마켓으로 갔다.


그로브몰은 티비에서 본 그대로였다. 이쁘긴 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았다. 꽁짜 트램도 탔는데 역시나 이 곳 또한 기장 아저씨도 즐겁게 일하시는 모습이 멋있었다. 어떻게 다들 행복하게 일할 수 있지? 나도 그럴 수 있을까, 내 평생의 소명을 다해 일을 하며 정말 저렇게 즐겁게 살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이 들었다.


휴대폰의 어플을 통해 알게 된 사람의 집에서 파티를 한다고 하여 크리스마스 파티에 가기로 했다. 크리스마스를 타지에서 보낼 여행자들을 위해 Tom이 자기 집으로 초대한 것이다. 벌써 설레는 K와 나. 초대받은 사람들 모두 음식을 해가기로 했다. K와 나는 한국식 요리를 해가겠다고 했는데 감자전과 계란말이를 하려고 마음먹었다. 그나마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파머스 마켓에서 감자를 사려고 했는데 보이지가 않는다. 결국 그냥 바로 옆에 있는 Whole Food Market에 갔다. 신나게 장보다보니 씨리얼에 맥주에 과일에다가 감자와 계란 파 기타 등등 엄청 많이 사게 되었다. 돈 없는 여행객인 우리에게서 예산이 넘어가면 어떡하지 생각했는데, 5만원도 안나온 것이다. 역시 우리나라 공산품이 제일 비싼 게 맞는가보다. 물가가 정말 싸다.


집으로 가는 길에 길에 이어진 야자수가 너무 이뻐서 사진을 찍었다. 여기가 우리가 에어비앤비 하고 있는 집 근처 거리다. 양손 가득 마켓에서 산 음식들을 들고 타란~하면서 찍었다.

1545614730105.jpg?type=w773 음식과, 야자수, 그리고 행복한 나


사진을 보더니 다들 현지인 같단다. 꽤 오랜 시간동안 이 사진은 나의 프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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