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7] 대인관계의 롤러코스터 출발~

by Lifeartist





최근 나에게 참 재밌는 일이 생겼다.

지금 캐나다에 살고있는 미래의 룸메이트로부터 현 룸메이트와 쓰고있는 공용물품의 테이크오버(take over) 제안이 왔다.

목록을 보내주세요. 한번 보겠습니다. 답변을 보내고 물품 리스트를 받았는데

음... 품목이 넘 이상했다..

싱크대 스테인리스 개수망

수건걸이

화장실 휴지통

화장실 바구니

두꺼운 커튼, 얇은 커튼

커튼봉

신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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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용물건에 대한 테이크오버도 갸우뚱했지만 고가품목일 수도 있으니 보고 판단하려고 했으나 정작 리스트를 받으니...

내가 왜 이걸 테이크오버해야하는지 더더욱 이해할 수 없는 물건들 뿐이었다.

이제 진짜 보내신건가? 1달러 짜리도 공용물품에 포함된다고? 테이크오버를 내가 잘못 알고 있었나?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고민고민하다가 이걸 왜 사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물어봤다. 그리고 이 물품들은 두분이서 공동소유하고 있으니 한분이 나가시는 거라면 소유권을 두분이서 정리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라고 했더니

미래의 룸메이트는 당황하시며 열심히 설명을 해주셨다.

정확히 말하면 난 이 물건들을 테이크오버하는 게 아니라 이사갈 룸메이트의 공용물품에 대한 지분(ㅋㅋ)을 테이크오버하는 것이었다. 오... 신박해라...

내 룸메이트가 이미 먼저 살면서 식기세척기나 주방기기, 거실 가구 등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을 이미 구입한 상태에서 룸메이트가 생겼다.

그래서 룸메이트의 물품들을 같이 쓰는 대신 필요한 물품을 다른 룸메이트가 부담했고, 일부는 같이 부담한 부분도 있었나보다.

상황은 이해했으나 이걸 왜 나한테 정산하길 기대하는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내가 테이크오버하고 싶지 않다고 하니, 룸메이트가 당황하며 그러면 부엌과 거실의 공용물건은 다 본인 소유라서 내가 일일히 살림을 다시 장만해야 하는데 괜찮겠냐고 묻는 것이다.

순간 협박인가? 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갔고, 한편으로는 매우 걱정이 되는 것이다.

오, 나는 앞으로 최소 일년 간 십원 한장도 손해보기 싫어하는 사람과 룸메이트가 되겠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캐나다에 가기도 전부터 벌써부터 이런 빅 콘텐츠가 생기다니 아주 기대되고 즐거웠다. 내가 기대한 방향은 아니지만 이것도 경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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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하나의 에피소드,

나는 우연히 인스그램에서 흥미로운 프로필을 발견했다.

글에서 느껴지는 이 사람만의 에고(ego)와 캐릭터, 그리고 화려한 성취들을 보고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져서 한번 대화를 해보고 싶어진 것이다. 그래서 무작정 디엠을 보냈다.

다행히 그 분은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지 않고 대화를 받아주셨고ㅋㅋㅋ 며칠간 이야기를 나누다가 만날 약속을 잡게 됐다.

그러고 대망의 약속날, 산을 좋아한다던 이 분은 우리 동네까지 오셔서 산 근처까지 둘러보고 구경하고 도서관을 세군데나 들리셨다. 그러나 방문한 모든 도서관이 하필 여러 이유로 휴관일을 맞이하여 보고싶던 책도 못보고 나를 만나러 오게됐다고 했다.

너무 재밌는 에피소드라 웃으면서 근처 공원을 한바퀴 돌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공원에도 도서관이 있어 한번 가보겠냐 제안을 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 그 도서관도 오늘 휴관일이라며, 결국 4층의 열람실만 구경하고 내려왔다... ㅋㅋㅋㅋㅋ

오늘은 날이 아닌가봐요. 그렇게 에피소드로 넘기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점심은 나쁘지 않았다. 아이스브레이킹도 적당히 했겠다 본격적으로 대화를 나누기 위해 카페에 갔다. 그리고 우리는 참 많은 얘기를 나눴다. 서로의 살아온 얘기, 요즘의 고민, 어린 시절 이야기, 연애 얘기... 사실 굉장히 나와 반대인 사람이라 그 분의 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처음 만나는 사이임에도 굉장히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나눠주셔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헤어지기 아쉬워 저녁까지 함께 하고 그분의 막차시간이 가까워져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그렇게 기분좋게 집에 도착해 오늘 찍은 동영상과 사진을 모아 짧은 숏츠를 만들어 스토리에 올리고, 오늘 감사했다. 다음에 또 놀자. 좋은 밤 되시라. 디엠을 남기니 굳밤!^^이라는 답장에 하트를 누르고 잠에 들었다.

다음날, 동생이 휴가를 맞아 6개월만에 귀국하는 날이라 온 가족이 아침부터 공항으로 픽업을 하러 갔다. 오랫만에 만나는 동생이 반갑고 이야기할 것도 많아 그날 하루는 종일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다시 인스타그램을 봤는데 이게 왠일..

처음엔 오류인 줄 알았다.

내가 살면서 인스타 차단을 당할 일이 있었겠나.

그런데 차단를 당하면 저런 화면이 뜬다.. 처음 알았다.

아니 너무나 재밌게 하루를 보내고 다음에 또 놀자고 그랬는데 이렇게 차단을 한다니?!

당혹감과 함께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지만 뭔가 사정이 있었겠지 라고 생각하고 넘기기로 했다.

한편으로는 상대에게 말 한마디 못하고 조용히 연을 끊는 그분의 선택이 안타깝기도 했다.

그리고 나같이 멋진 여자와의 인연을 놓아버린 것부터가 이미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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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일날, 거의 2년만에 옛 직장동료에게 연락이 와서 생일 축하한다며, 밥을 사겠다며 만나자고 약속을 잡았다.

나보다 몇살 어린 동생인데 최근 입사한지 얼마 안됐다길래 금요일 저녁 퇴근하고 근처에서 만나기로 했다.

이 친구가 직접 치맥집을 찾아와서 좋다고 그 가게에서 보기로 하고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느즈막히 출발했다. 그런데 가게에 다 올 즈음에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는 것이다. 오늘 비 안온다고 그랬는데...

불안한 마음을 안고 야외석에 앉아 먼저 주문을 했다. 곧 직장 동료가 도착하자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했다. 어쨌든 우리는 쏟아지는 비를 보며 맛있는 누룽지통닭파스타와 국물 떡볶이에 생맥주를 비웠다. 그리고 간만에 보는 회포를 풀었는데 그동안 고생이 많았는지 얼굴이 많이 상해보여 마음이 쓰였다. (물론 말하진 않았다)

내가 곧 캐나다에 가게 된 얘기, 그리고 동료의 이전 직장과 현 직장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보니 접시는 바닥을 보이고, 빗방울도 가늘어졌다.

맥주를 더 시키려는 걸 말리고 근처에 칵테일바에 가기로 했다. 연남 어리라는 바를 우연히 동시에 검색해서 그곳으로 가기로 결정하고 다시 굵어지는 빗방울에 근처 올리브영에서 우산을 하나 사서 같이 쓰고 갔다.

사실 이 동료와는 여러모로 관심사가 달라 같이 대화를 할 때 나랑 대화하는 게 재밌나?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 친구가 나랑 노는 걸 참 좋아했다.

지난 만남들도 다 이 친구가 먼저 연락해 만나게 된 것이었다.

오랫만에 만난 동료는 나이가 들면서 여러모로 생겨난 삶에 대한 고민을 상담해왔고, 어느정도 나도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어서 내 경험담을 꺼내며 공유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예전에 나랑 두어번 만나며 내가 “너 자신을 좀 더 아껴. 너는 좋은 사람이야.” 라는 말이 자신에게 지난 몇년동안 정말 큰 힘이 됐다며 고맙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내가 그 때 한 말은 정말 별 말은 아니었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두고 지냈다니 나는 마음이 약해졌다. 나로써는 그날 너무 내가 오지랖부렸나 하는 생각도 들고 좀 심란했었닼ㅋㅋㅋ.

그러고 전에 나랑 같이 봤던 전시 데이트가 아직도 기억나고 너무 좋았다며 또 같이 전시보러 가자고 하길래 마침 보고싶었던 전시가 있어서 결국 다음주에 또 보기로 그 자리에서 바로 약속을 잡았다.

내가 별로 해준 것도 없는데 나를 이렇게 좋아하고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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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동료와 헤어진 다음날,

사실 나에겐 점심 약속이 하나 더 있었다.

어플에서 매칭이 되어 알게 된 사람인데 참 신기하게도 몬트리올이 고향인 캐나다 사람이고, 지금은 서울에서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다음달에 몬트리올로 2년간 워킹홀리데이를 하러 간다고 이야기했고, 우리의 멋진 우연에 신기해하며 대화를 이어갔었다.

텍스트로도 느껴지는 힘찬 에너지(!!)에 조금 부담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느낌을 받아서 토요일에 가벼운 커피톡을 하기로 약속을 잡았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시간을 안 정한 것 같아서 금요일 점심에 토요일날 2시에 보는 건 어떤지 연락을 했는데.. 이 친구가 메세지 확인을 안한다.

금요일 내내 읽었다는 표시도 없어서 불안함을 안고 다른 약속을 갔는데 결국 자기 전까지도 답장이 없어 내일 약속은 이대로 취소임을 직감했다. 그리고 친구집에서 자고 일어난 아침, 10시 20분 쯤 드디어 답장이 왔다.

어제 밤에 일이 있어 연락을 못 봤다며 미안하다는 사과와 함께 다음 주말로 약속을 바꿀 수 있냐는 물음이었다.

단순한 대화만 나눴다면 연락텀이 늦어지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만나기로 약속한 뒤부터 확인 텀이 늦어지는 것 부터 이미 읭? 스럽다.

아직 만나본 적도 없는데 다음에 또 그러지 않을 보장이라는 게 없으니 고민이 됐다.

내 시간은 소중하거든, 흥!

어쨌든 이 사람과의 만남은 사실 나에게도 여러면에서 장점이 있으니 한번쯤은 만나는 게 좋긴 하겠지만, 약속에 대한 신용을 잃어버린 상황이라 고민을 좀 하고 연락을 할 생각이다.

이게 나에게 최근 며칠간 생긴 일들이다. 허허 참.

내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앞두고 벌써부터 재밌는 에피소드가 왕창 생기고 있다. 흥미진진하다.

아직 출국까지는 한달 조금 안되게 남았다. 앞으로 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기대된다. 부디 앞으로의 여정이 너무 험난하지만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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