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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화자 Apr 13. 2016

글 쓰는 할머니의 오늘 이야기(11)

까치야. 축하 해.

까치들이 수선스럽게 은행나무

위를 오르내리면서 집을 짓는 시늉을 했다. 첫해는 그렇게 나뭇가지를 물어다 올리고 떨어트리고 깍깍거리며 집 주변을 맴돌았다.  집터를 고르고 주변 환경을 살폈던 것 같다.

한동안 안 보이다가 작년에는 까치 두 마리가 돌아왔다. 집을 짓다가 미완성의 집은 또 한동안 비어 있었다.

올해는 삼 년째다. 까치 두 마리의 보금자리 주택이 언제 다 지어졌는지 눈 여겨 볼 새도 없었는데 입주를 했다. 신혼집에는 어느새 새 식구가 생긴 듯하다. 높아서 까치집을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하는 짓이 어린것을 돌보는 어미새의 짓거리가 분명하다.


까치가 높은 곳에 집을 짓는 것은 천적들을 피함일 것이다. 높은 곳에 집을 짓는 까치들이 전주에다 둥지를 짓기 때문에 사고가 나서 한전에서 골치를 앓고 까치집을 강제 철거하고 집을 짓지 못하게 한다. 까치가 집 지을 곳을 찾다가 우리 집 은행나무를 택한 것 같다.

까치는 눈썰미 있고 영리한 새다. 

첫 해는 은행나무가 둥지를 짓기에 적당한가?로 고민을 한 것 같다. 나뭇가지를 물어다 올리고 떨어트리기를 반복했다. 이년 차에는 나뭇가지를 물어다 공사를 진행하면서 별다른 이상이나 위험한 상황이 없음을 중간 점검한다. 삼 년째가 돼서야 이곳에 집을 지어도 좋겠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언제 집을 완성했는지 눈 여겨 볼 새도 없이  빠르게  완공을 하고 입주를 했다. 며칠 전에야 까치가  새살림을 차린 걸 알아차렸다.  새 식구가  태어나서 까치의 움직임 바빠지고 나서야 눈치를 챈 셈이다.


 까치집들은 나뭇가지를 얼기설기 대충 얹은 듯 하지만 태풍이 불어도 꿈쩍하지 않는다. 강풍이나 비바람에 까치집이 날아갔다거나 무너졌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부실시공이 없는 까치들의 건축공법을 인간들이 연구해서 배워야 할 것 같다.


 까치들은 동네 어귀 제일 높은 나무 위에서 동네를 지키고 있다가 낯 선 이가 동네에 들어오면 경계경보를 울린다.

 깍 깍 깍~ 누가 나타났다~

낯 선 사람이 동네 어귀에 나타나면 까치는 자신의 영역 침범으로 간주하고 경고를 하는 것이다.

옛날 사람들은 까치가 깍깍 거리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했다. 리나라 사람들의 까치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은혜 갚은 까치 얘기도 있고 칠월 칠석날은   까치들이 오작교를 만들어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다리를 만든다. 설 전날은 까치들의 설날이라고 동요까지 지어서  부른다.


까치의 부지런함은 영악스럽기까지 하다.

어느 해 땅콩을 옥상에  씻어 널었더니 까치가 오기 시작했다.  먹이를 차지하려는 까치의 집념이 매우 영악스러웠다. 부지런하고 생활력 강한 아줌마 스타일이다. 과수원에서는 까치를 길조라고 여기지 않는다. 까치는 몸집이 크고 먹성이 좋아서 일 것이다. 까치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 근처에서 집을 짓고 살아왔기 때문일까. 까치를 길조라고 여기는 우리와 다르게 중국인들은  까치를 싫어하고 까마귀를 길조로  여긴다는데....


 창문을 열면 까치집이 보인다.

높아서 둥우리 안을 엿볼 수는 없다.

무관심 한 척 까치들의 동태를 관찰한다.

그들의 언어인 까깍~도 상황에 따라서 다르다.

집을 나설 때 부드럽고 낮게 새끼들을 안심시킨다.

밖에서 돌아오면 곧장 둥지로 날아들지 않는다.

근처의 전주에서 깍깍 신호음을 보낸다. 까깍깍은 까치들끼리 주고받는 소통의 언어다. 빠르기와 높고 낮음의 차이로 의사를 전달하고 소통을 한다.


 새로 태어난 어린 까치들이 궁금하다.   

먹이고 돌보는 부모 까치의 헌신적인 봉사는 본능이다.

 자식을 사랑하는 일은 동물의 본능이거늘

사람들의 이기심이 부끄럽다.  결혼을 기피하는 풍조가 늘어가고 결혼을 했어도 책임 지고 싶지 않아서 자식은 낳지 않겠다나?

하나만 낳아서 잘 기르겠다는 이들은 책 임감 충만한 이 들이다.

철이 없거나 비정한 부모들의 얘기가 뉴스 꺼리다.

자식을 학대하고 유기하고 방치하는 건 짐승도 새들도 안 하는 짓이다. 인간의 이기심이 무섭다.


날이 밝는다. 까치집에서 조용한 까치소리가 들린다. 어미가 새끼를 어르는 듯

사랑의 노래인 듯 끄그극~꾸그극~

엄마가 일하러 간 다. 곧 돌아올 거야.

뭐 그런 안심의 메시지처럼 들린다. 관심을 가지고 들어보니까 까치들의 언어가 들린다.


은행나무가 잎을 키우면 까치집은 녹음에 파 묻힐 것이다. 언제쯤 성장한 아기 까치들이 날개를 펴고 날아 다니는 모습도 보게 될 것이다.

까치야~

축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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