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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화자 Aug 14. 2018

글 쓰는 할머니의 오늘 이야기-28

인동초꽃 금은화

인동초(忍冬草)꽃 금은화(金銀花)    

                                          신 화 자

 옛날 어느 마을에 금이와 은이 쌍둥이가 살았더랍니다. 어느해 마을에 열병이 돌았답니다. 금이와 은이는 약초를 찾아서 헤매고 있었지요. 그 때 한 노인이 나타나서 “이 풀을 달여서 먹으면 병이 나을 것이다.” 라고 말했답니다. 노인이 금이와 은이에게 알려 준 그풀은 마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풀이었답니다.

“이 풀은 우리 마을에도 많이 있어요.” 

그러나 그 노인은 간 곳이 없이 바람처럼 사라졌어요. 약초를 달여먹은 금이와 은이 부모님은 병이 깨끗이 나았어요. 마을 사람들도 모두 병이 나았답니다. 이리하여 산과 들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풀 이름은 금은화라고 부르게 되었답니다.

 이풀은 우리 주변에도 흔하게 자라서 잡초처럼 강인하게 퍼져나갑니다. 양지쪽에서는 추운 겨울에도 잎이 푸르고 강인한 생존력 때문에 인동초라 부릅니다. 줄기는 강하게 벋어 나가서 나뭇가지를 감아 오르지요. 땅으로 기어가다가 줄기는 뿌리를 내려서 세력을 넓혀갑니다. 잡초로 인정을 받으면 제거하느라 애를 먹습니다. 그러나 화초라고 인정을 받으면 귀한 대접을 받지요. 꽃이 예쁘고 향기도 아름다운 덩굴식물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개량종의 인동초는 꽃이 크고 짙은 분홍색의 금은화도 있습니다만 꽃 향기는 별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인동초의 꽃은 처음에는 희게 피었다가 이틀쯤 지나면 노란색으로 변합니다. 수정이 되면 은꽃은 금꽃으로 변합니다. 

 오월부터 유월 중순까지 나무 가득 꽃을 달고 있더니 한 두어달 쉬었다가 7,8월에도 또 꽃 송이를 보여줍니다. 가을에도 꽃이 필 때가 있지요. 

 사람들은 옛날부터 이꽃과 잎을 말려 두었다가 해열제로, 감기약으로 달여서 먹었지요. 인동은 해열과 염증치료에 좋은 약재로 인정을 받고 있어요.    

 3,4년전에 들밭에서 인동초 두어뿌리를 캐다 집안에 심었습니다. 하필이면 박태기 나무 곁에서 인동초는 기운 좋게 잘 자라서 꽃을 피웠습니다. 박태기 나무 줄기를 감고 올라가는 녀석은 기세등등 씩씩합니다. 그러나 박태기 나무는 몸살을 앓고 있어요. 짐작하기로 박태기 나무는 콩과 식물이므로 뿌리 혹박테리아에서 영양분을 만들어 인동초를 잘 크게 도와주는 것 같아요. 인동초는 커다란 둥치로 자랐습니다. 박태기 나무를 감고 올라가서 꽃을 피우고 향기를 뿜어내지요. 줄기를 많이 늘어뜨리고 더러는 땅 바닥으로 벋어 나가서 세력을 넓히려고 합니다. 인동초는 묵정밭에서 칡 덩굴과 함께 엄청난 속도로 세력을 넓혀가지요. 잡초로 인정을 받으면 골치 아픈 존재들 인 셈입니다. 그들의 생존과 번식능력은 대단히 우수하지요. 그러나 꽃은 햇볕이 좋고 물과 양분등 조건이 좋아야 잘 피우는 것 같았어요. 

 이 꽃 문양은 아름다워서 옛날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신라시대의 복식(服飾)에 인동꽃 무늬가 새겨 있다지요?

 오월 한 달 내내 그리고 유월 중순까지 인동꽃 향기는 창문 밖에서 내게 위안을 보내주었습니다. 그러다가 8월이 되었는데 또 꽃을 보여 주는 겁니다. 봄에 핀꽃은 나무 가득 커다란 꽃 기둥이 되어서 나를 기쁘게 하더니 8월의 인동꽃은 군데 군데 조심스럽게 숨은 듯이 향기를 발산하는군요. 꽃말은 헌신적인 사랑. 부성애라고 합니다만 너그럽고 부드러운 이 꽃의 향기는 참아도 참아도 끝없이 참아야 하는 엄마의 향기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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