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화자 Mar 11. 2016

글 쓰는 할머니의 오늘 이야기-일곱번째-

기름집 풍경

젊은 부부가 일하는 기름집은

윤기가 잘잘 흐르고 고소한 냄새가 나서

부부싸움 같은 건 절대로 안 할 것 같다.


단골 기름집은 조금 멀어도 좋다.부지런하고 깔끔하니까 믿음이 간다.


들깨는 오메가3라 하네. 한 알의 씨앗이 열매가 되려면

숱한 고난과 역경을 겪었기에 기름 한 방울도 소중하다.

깨알이 뜨거운 솥에서 불맛을 본다.

압착의 과정이다.

깨알은 부서지고 뜨거운 거품처럼 기름이 된다.

노란빛 고소한 냄새가 쏟아져서 흘러 내린다.

젖과 꿀과 향유에게 최고의 찬사를 보내며 살아 온 인류의 역사를 지켜 보는 듯 감격스러운 순간이다.

깨가 쏟아지는 재미라지만 참기름 들기름 쏟아지는 재미만큼이야  하겠는가.

나물무침,볶음반찬 밥상에 오르거들랑

한 알 한 알 깨알에 바친

땀과 정성을 기억해 주기 바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