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이지는 마요

by 민들레

사실 몇 달간 많이 아프고 아팠다.

지금 내 상태와 불안에 난 계속 동굴로 숨어들었고

컴컴한 동굴 안에서 보는 바깥 풍경은

너무 다정하고 평화로웠다

그리고 이내 속으로부터 질투와 화기가 치밀었고

난 그 불길에 점점 잊히고 타들어만 갔다.


대인기피증이 생긴 나는

모든 것에 두렵고 움츠러들기만 했다.

그리곤 이내 두텁게 쌓인 고집스러운 생각은

밤마다 나를 찾아와 괴롭히곤 했다.


가장 걱정하는 사람에게 모든 걸 털어놓았다

왜 내가 연락이 되지 않았는지

왜 자꾸 멀어지려 했었는지

그리고 뜻밖에 답을 얻었다.


침묵의 응원을 계속 보내고 있었다고

작은 실수에 상처 받을까 다가가기 어려웠다고

그리고 한 번도 내가 부끄럽거나 잘못되었다고

생각한 적 없었다고

오히려 이런 나를 사랑하고 기대했다고


툭 떨어져 내린 눈물들은

내 동굴 속 화염을 모두 꺼버렸고

화재가 지나간 자리에 피어오른

하얀 연기 사이로 신선한 공기가 통하는 듯했다


이제야 알게 된 사실은

나를 동굴 밖으로 꺼내 주었고

앉은뱅이인 나를 일으켜

다시금 직립 보행하게 만들었다


오랜 침묵을 깬 지금, 누구보다 홀가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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