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의미

by 민들레

비가 지겹게도 내릴 때 우린 만났어요

창문에 빗물이 떨어져 방울방울 떨어지는 걸

보고 싶다고 나는 말했었고,

당신은 그런 나를 보고 싶다고 말했었죠.


기억나요? 비구름에 덮여 낮도 밤 같았던 그날

당신은 나에게 태풍 이름이

어떻게 지어지는지 말해주었잖아요.

여러 나라가 내놓은 이름 중 선택된다고

여자 이름, 꽃 이름이 많은 이유는

부디 태풍이 조용하고 부드럽게

지나가길 바라는 소망 때문이라고

그 말을 해주는 당신을 보며

당신과 내가 겪고 있는 삶의 폭풍우도

천천히 온순하게 지나가길 나는 바랐어요


결국,

우린 그 폭풍 속에 서로를 놓을 수밖에 없었지만,

이렇게 일기예보에서 태풍 소식을 듣고

창문에 빗방울이 하나둘씩 떨어질 때마다

나는 당신을 생각하고 또 그리워하겠죠

당신의 그 수많은 삶의 태풍 속에서

나의 이름을 지닌 그 태풍만큼은

조용하고 따뜻하게 어루만지듯 지나갔길 바라요


작가의 이전글깨진 틈 사이에도 햇볕은 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