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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롬 Aug 07. 2020

동남아 향이 나는 한국적 미장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

오랜만에 재밌게 본 한국 영화였다. 영화를 보고, 처음에는 별 5개를 줄 계획이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무턱대고 5개를 주는 건 억지일 거 같아 자료 조사를 한 결과 몇몇 연출 장면은 전에 있었던 액션 영화와 촬영 방법이 비슷하고, 영화를 곱씹을수록 액션 영화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플롯이라 별 1개가 줄어들었다는 해프닝이 있는 영화이다. 그래도 나는 로케이션 촬영으로 만든 특유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고, 배우들의 연기 특히 배우 박정민의 연기가 좋았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中 인남과 레이


하드보일드(hard-boiled)

하드보일드라는 뜻을 알고 있는가. 하드보일드(hard-boiled)는 폭력적인 주제를 냉철하고 무감한 태도로 묘사하는 특징을 가진다. 덕분에 액션에 몰입이 되고 액션이 메인이라는 점을 관객에게 알려준다. 그리고 액션에서 슬로모션을 넣었는데 액션의 퀄리티를 올리려는 의도인지 몰라도 칼이나 맨몸 액션은 멋있게 연출했지만, 총기 액션은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슬로모션을 하드(hard)하게 집어넣었다.


흐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제일 좋았던 점은 매끄러운 흐름이었다. 영화 초반 10분 시퀀스에서 인남이라는 캐릭터를 소개하는 부분이 있다. 이 시퀀스에서 그의 과거 행적과 현재 삶이 정확하게 보는 이로부터 전달한다. 그래서 이후에 그가 얼마나 딸을 찾는 데 혈한이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물론 레이 역시 왜 인남을 쫓아야 하는지 분명한 목적을 알려줌으로써 확실한 캐릭터 설정을 통해 플롯의 흐름을 매끄럽게 만들어준다. 


Shork

나는 이 영화의 결말 부분이 상당히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인남'과 함께 딸을 찾는데 도움을 준 트랜스젠더 여성인 '유이'(박정민)이 딸과 함께 그토록 '인남'이 원했던 파나마 해변에서 노는 행복한 결말에서 '유이'의 모습이 충격이었다. '유이'는 트랜스 여성이다. 여태껏 트랜스젠더 문화는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도 받아들이기 불편해하고, 현재까지도 적응하고 있는 문화이다. 그러나 트랜스 여성과 딸이 바다에서 노는 장면은 기존 영화에서 보여주지 않은 신선한 조합의 결말이라서 한국의 문화 개방성이 얼마나 발전되었는가를 보여주는 모습으로 보인다. 그리고 '유이'의 가벼운 대사를 통해 무거운 분위기를 바꿔주며, 재미를 준다. 영화의 신의 한 수는 '유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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