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2023)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단어는 없다!"로 유명한 나폴레옹이 영화로 등장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호아킨 피닉스가 주연을 맡은 전기 영화다. 나폴레옹 인생과 조제핀의 관계를 깊게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당시 18~19세기 프랑스 사회 모습과 전쟁 방식의 고증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나폴레옹의 내력을 영상화하여 보는 듯하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나폴레옹>은 막강한 권력자나 위대한 군인의 이미지보다 조제핀과의 사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어쩌면 <나폴레옹>은 전기 영화보다 로맨스 영화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프랑스 대혁명 이후 혼란스러운 프랑스 사회를 배경으로 조제핀(바네사 커비)을 처음 만나는 과정부터 이혼하기까지의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 조제핀과의 사랑, 사실상 나폴레옹(호아킨 피닉스)만의 과도한 집착 수준의 사랑을 보며 황제와 군인이라는 칭호 뒤에 숨겨져 있던 연약한 나폴레옹의 내면과 결핍을 살펴볼 수 있다. 나폴레옹과 조제핀 관계에 집중하기 위해 영화는 실제 역사인 조제핀의 자식이나 조제핀 이전의 여성 ‘데지레’를 등장시키지 않는다. 이 점은 더욱 나폴레옹이 조제핀을 얼마나 집착에 가까운 사랑을 하는지와 둘 사이의 관계 방향을 자세히 바라볼 수 있게 만든다.
나폴레옹이라는 인물은 ‘몰아붙인다’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인물이다. 사랑이든 전쟁, 국가든
뭐든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여 몰아붙인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전략을 짜서 승리하고, 조제핀과 사랑을 위해 편지와 성관계를 나눈다. 그리고, 대혁명 이후 프랑스 사회의 혼돈을 잠재우기 위해 쿠데타로 황제가 된다. 나폴레옹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몰아붙인다. 나폴레옹이 세인트헬레나섬에서 유배되어 남긴 유언이 “프랑스, 군대, 조제핀”이라고 말할 정도면 그가 얼마나 중요하게 가슴속에 남아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조제핀과의 결혼 기간 나폴레옹은 전쟁과 정치 모든 면에서 성공하는 시기지만, 조제핀과 이혼 이후 점차 몰락해 가는 과정은 인간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보여준다.
막강한 황제와 위대한 군인의 이미지가 강렬했던 나폴레옹이지만, 인간 나폴레옹의 솔직한 행태를 통해 입체적인 인물의 구현을 만들어낸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 마리 앙투아네트 단두대 처형식부터 나폴레옹의 서사를 시작한다. <나폴레옹>은 전반적인 프랑스 사회 고증을 구현하고 있다. 특히, 나폴레옹이 활약한 굵직했던 전투들이 등장하는데, 당대 화려한 복식과 일렬 형태 전면전 방식의 전투 고증을 와이드 샷을 통해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지막 나폴레옹의 마지막 전투인 워털루 전투 장면에서 프랑스군 기병대와 방진 대열로 저항하는 영국군 장면은 자세한 전투 고증과 더불어 프랑스 군대가 열세에 놓이고 있다는 상황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