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영원의 문에서>(2018)
살아있을 적, 아무도 그를 찾지 않았다. 프랑스 아를에서부터 오베르 쉬르 우아즈까지의 고흐의 인생 속 짧은 단편을 보여준다. 쇠약해지는 과정과 죽음으로써 비로소 완성된 빈센트 반 고흐의 말년을 보여주는 <고흐, 영원의 문에서>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를에서 오베르 쉬를 우아즈로 이동한 빈센트 반 고흐는 점차 심해지는 정신병으로 환청에 시달리고,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고흐, 영원의 문에서>는 불안한 그의 심리를 촬영과 색감을 통해 드러낸다. 오블리크 샷이나 흔들리는 원 샷은 심리적으로 불안한 고흐를 표현한다. 특히, 교회에서 고갱과 대화를 나눈 직후 흔들리는 감정과 환청이 오버랩되는 장면은 귀를 자르기 전, 고흐의 불안을 극대화해 보여준다. 그의 현실은 차갑고 회색 안개가 드리웠다. 하지만, 고흐는 햇빛을 느끼고, 따뜻한 풍경을 그리고 싶었다. 고흐가 그림 그릴 풍경을 찾아 떠나는 모습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잔잔한 피아노 반주와 함께 고흐의 발자취를 느끼며, 오베르 쉬르 우아즈를 함께 바라보도록 도와준다. 해 지는 노을에서 풀밭 속 바람을 느끼는 고흐의 모습은 예술 그 자체로 녹아든다.
고흐 작품이 아닌 고흐라는 인간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정신병 환자, 고갱과의 친구이자 동료 관계, 그림을 그리는 화가, 동생 테오에게 진심을 전하는 형의 모습까지 고흐 인생 중에서 가장 강한 색감의 물감으로 그의 인생을 칠하고 있는 과정을 보여준다. 묵묵히 그림을 그리고, 권총에 맞아 마지막 숨을 들이마시던 그 순간까지 삶을 다가가게 한다. 그의 화풍처럼 시련과 고난의 물감으로 덧칠하고, 37세 나이라는 빠르게 드로잉 했다. 그리고, 죽음이란 마지막 색칠로 고흐라는 예술 작품이 탄생하고, 완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