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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롬 Mar 03. 2021

잘 자라는 미나리

<미나리> ⭐⭐⭐⭐⭐

 <미나리>를 4DX로 개봉시킨다면, 풀내음이 가득한 녹색지대 향기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여운이 오래가는 드라마 영화다. 모든 캐릭터 입장에 충분히 공감 갈 수 있고, 가족 간에 유대감과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미나리라는 식물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점도 영화에 재미를 더한 요소이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미나리> 네이버 스틸컷

녹색

 <미나리>는 제목 그대로 녹색이 많이 등장한다. 초반 바퀴 달린 트레일러 집 등장 장면에 함께 나오는 잔디밭, 제이콥(스티븐 연)의 정원 식물들, 순자(윤여정)가 심어둔 푸른 미나리까지 <미나리>는 굉장히 녹색이 화면에 많이 담아진다. 대체로 녹색이 상징하는 의미는 조화와 균형, 공동체, 희망, 생명력과 보호와 같은 긍정적인 상징으로 쓰인다. 낯선 미국에 바쁘게 적응하며 살아가는 제이콥(스티븐 연)네 가족을 상징하기에 딱 맞는 색상일 것이다. 토네이도로 트레일러 집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거나 은행 대출까지 받아가며 수도문제를 해결하려는 상황과 같은 고난이 몰려와도 가족 간에 유대와 공동체로 버티며 나아간다. 그리고, 아칸소 지역의 환경으로 점차 심장이 건강해지고 있는 데이비드(앨런 킴)를 통해 생명력과 회복이라는 녹색의 상징을 바라볼 수 있다. 녹색 식물 중에서도 '미나리'라는 식물을 영화 제목으로 이용한 이유도 미나리가 어디서든 잘 자라는 식물이란 점에서 제이콥(스티븐 연)네 가족 역시 꿋꿋하게 위기를 극복해나가고 성장하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순자

<미나리>는 가족 간의 공동체와 유대도 보여주지만, 가족 간의 갈등과 속사정도 보여주면서 관객이 제이콥 가족을 응원하게 되며 그들을 향한 애정을 쌓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이 응원들은 제이콥 가족뿐만 아니라 낯선 땅에서 힘들게 적응해 가는 이민자 가족으로부터 관객 한 명마다의 가족을 향한 응원으로 확장해간다. 특히 가족의 공동체 의식과 유대감을 더 짙게 만들어주는 건 순자(윤여정)가 등장하고부터다. 순자(윤여정)가 아칸소에 오면서부터 데이비드(앨런 킴)와 친해지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외할머니와 손자의 정(情), 모니카(한예리)와 함께 나누는 모녀의 정(情)을 크게 느낄 수 있다. 또한, 제이콥(스티븐 연)과 모니카(한예리)가 겪는 부부의 갈등과 정(情)에 관여한다. 가령, 작물 창고를 불태워버림으로써 여태껏 키운 작물이 소거되었을 때 그간 가든과 가정에 대한 제이콥(스티븐 연)과 모니카(한예리)의 갈등을 강제적으로 끝맺음을 내린 동시에 불길로 불안해하는 서로를 보듬어주는 유대감과 보호 정신을 드러내게 한다. 이처럼 순자(윤여정)는 가족 각 구성원마다의 연결고리와 가족 전체 구성원에 대한 유대감에 윤활제 역할을 하며 가족이라는 미나리에 물 같은 존재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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