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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롬 Jul 22. 2020

그의 찌질함이 세상을 바꾸다.

<소셜 네트워크> ⭐⭐⭐⭐

<소셜 네트워크>는 굉장히 담백한 영화이다. 오늘날 Facebook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가 Facebook을 만들기 위한 과정과 단계를 알려주는데 고증도 잘 표현되어있고, 속전속결로 내용이 전개된다. 그리고 플래시백을 사용하며 관객들이 플롯에 빠져들게끔 도와주는 감독의 재량에 박수를 보낸다. 또한, '왈도 세브린'을 연기한 '앤드류 가필드' 배우가 선보인 감정 연기는 <핵소 고지>에서 봤던 절제된 연기와는 색다른 느낌을 받은 연기 었기에 새롭게 다가왔다.

<소셜 네트워크> 中 마크와 왈도

고증

 영화는 고증을 잘 반영했다. 마크 저커버그의 시그니처인 갈색 곱슬머리와 후줄근한 옷차림, 냉소적인 개인주의와 찌질해 보이는 성격을 영화에서 그대로 재현한다. 영화를 보고 놀랐던 점은 우리가 생각하는 CEO의 모습과는 괴리감이 있는 모습이었다. 흔히 생각하는 CEO는 온갖 수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끝까지 열정과 노력을 쏟아부어 도달한 직책일 텐데 이 영화는 찌질하고 냉소적인 논리가 나오니 어찌 보면 현실적이라서 영화가 담백하게 다가온다. 여자 친구와 헤어졌다고 하버드 여대생들의 사진을 불법으로 가져와서 외모 콘테스트 사이트를 운영하는 장면, 자신에게 다가오는 재판 결과를 기다리며 헤어졌던 여자 친구의 페이스북 친구 신청을 하고, fade out 될 때까지 새로고침하는 찌질한 장면 등을 보며 어떻게 이런 사람이 5억 명을 다스릴 수 있게 만들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괴짜가 세상을 바꾼다.'라는 말을 정확하게 설명해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연출

단순히 고증만 반영해서 영화를 이렇게 재밌게 만들기는 쉽지 않다. 이것은 감독의 연출이자, 제작진들의 능력이 낳은 결과물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연출 방법은 플래시백이었다. 플래시백은 과거의 회상을 나타내는 장면이나 그 기법을 말한다. 영화는 마크가 윙클보스 형제외 지적 재산권을 다룬 재판과 Facebook 공동 창업자인 왈도 브란실과의 재판을 보여주며 플래시백을 활용해 어쩌다가 이들이 이런 재판까지 왔는지 교차하며 영화가 전개한다. 덕분에 관객들은 순행적인 방식으로 사건이 전개되는 지루한 느낌에서 벗어나 인과관계를 엇갈리게 보면서 사건의 전반을 알아채가는 재미가 생긴다. 그래서 영화가 재밌게 다가오는 것이다. 게다가 확실한 고증까지 있으니 우리는 마크 저커버그라는 사람의 인생을 들춰보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마크 저커버그 명함

제일 충격받은 장면이다. CEO 명함이 어떻게 생겼을까 고민도 하지 않은 나에게 굵은 글씨체로 적힌 "I'm CEO, Bitch."는 머리를 때리는 글이다. 숀이 언급한 말로 영화에서 명함으로 만든 장면이 있긴 한데, 영화를 다 보고 자료를 찾으며 실제 명함으로 제작했었던 것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  "That's so cool! Mark."라고 말하고픈 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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