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2010)
<하녀>(2010)는 김기영 작품의 <하녀>(1960)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하녀>(1960)를 안 본 입장이라서 두 영화의 비교를 논하지 않고 , <하녀>(2010) 만을 가지고 글을 쓸 것이다. 흑백 영화인 오리지널 버전보다 컬러로 되어 있고, 부(富)라는 요소를 살리는 짙은 색감의 촬영이 이 영화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빨리 오리지널 버전 <하녀>(1960)를 보고 싶은 마음도 든다.
보라색은 옛날부터 귀족이나 왕권에 대한 의미로 상류층을 대표하는 색이다. <하녀>(2010)에서도 은이(전도연)가 유아교육과를 다닌 이력으로 높은 상류층 주택의 하녀로 들어가면서 자연스레 보라색이 자주 등장한다. 쌍둥이를 임신 중인 안주인 해라(서우)가 입고 있는 잠옷 색이나 주인집 남자 훈(이정재)이 즐겨 먹는 와인이 그 예시이다. 특히 와인은 옛날부터 상류층이 즐겨 먹는 술이자 상류층을 의미하는 보라색까지 겸비하니 <하녀>(2010)에서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훈과 은이가 처음 불륜을 저지르기 전, 훈이는 몰래 은이가 자는 방으로 접근해서 그녀에게 와인을 권유한다. 그리고, 두 번째 불륜을 할 때도 그녀에게 와인을 권유한다. 이는 부잣집 주택에 하녀로 들어간 은이가 점차 상류층 사람들과 사건에 얽히게 된다는 암시물이자 은이가 점차 훈이와의 관계와 하녀 일로 자신이 점점 와인을 즐겨하는 상류층 사람이 된 거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은이(전도연)는 훈(이정재)과의 불륜 전에 이혼을 한 상태다. 이미 사랑에 대한 상처가 있으나 그녀는 훈과의 불륜을 받아들이고, 즐겨하는 눈치를 보인다. 이러한 은이의 모습은 순수해 보이는 처녀처럼 보이지만 그녀 역시 성욕을 갈구하는 여자이자 인간상을 보여준다. <하녀>(2010) 속 주연들은 인간의 이성보다 본성을 더 드러낸다. 은이와 훈의 불륜도 마찬가지지만, 안주인 해라(서우) 역시 쌍둥이 임신을 한 상태여도 훈과의 관계를 원하고 은이와 훈이 불륜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채자 은이에게 질투심을 느끼고 훈이를 독차지하기 위한 복수와 욕구를 드러낸다. 단순한 욕구를 드러내는 유혹이 색감 있는 촬영으로 영화가 세련되게 연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