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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롬 Aug 08. 2021

시동부터 걸자

<시동>(2019)

웹툰 원작으로 만든 영화답게 가볍게 보는 킬링타임 영화다. 웹툰 원작이다 보니 캐릭터들의 특징, 성격이 확고하고 개성이 뚜렷하다. 그러나 웹툰의 단편 에피소드를 영화로 이어가다 보니 줄거리에 큰 영향을 맡는 메인 줄거리가 없어서 줄거리가 심심하게 느껴진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시동> 네이버 스틸컷

청춘

 택일(박정민)은 학업을 강요하는 엄마(염정아)에게 맨날 혼나고, 싸우며 집을 나가 군산으로 향한다. 한편, 택일 절친 상필(정해인)은 할머니와 둘이 지내는 생활에 빨리 돈을 벌고 싶어 사채업에 뛰어든다. 경주(최경은) 부모님 없이 홀로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아직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나는 누구인가'와 같은 자아정체성을 확고하지 못하고, 만약 알았다고 해도 과연 이것이 나와 맞는지 쉽게 결정 못하는 청춘들을 보여준다. 인생의 기로를 설계하는 단계에서 방황하는 이들에게 장풍 반점의 거석(마동석)과 구만(김경덕), 공사장(김종수)이 도움을 준다. 장풍 반점 식구들이 주는 충고와 행동으로 이들은 자신이 해야 할 일과 어울리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에 이정표를 달게 도와준다.


기로

출발했다 한들 과연 무사히 도착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순탄하게 갈 수 있다가도 어딘가 문제가 발생하여 주춤하고, 후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거석은 조직 두목으로 지내다가 주방장으로 전향했고, 공사장은 딸을 잃은 슬픔으로 자살을 하려다가 거석의 도움으로 목숨을 부지한다. 택일의 엄마는 택일을 위해 사채까지 쓰며 토스트 가게를 차렸지만, 사기를 당해 철거 위기까지 처한다.

 앞서, 택일과 상필, 경주는 스타트를 끊는 어려움이었다면 거석, 공사장, 택일 엄마는 스타트를 끊고 이어지는 선택의 기로에 어려움을 보여준다. 인생에 굴곡을 맞이할 때 우리는 때론 좌절하고 망설이는 태도를 보인다. 이런 상황을 맞이할 때 <시동>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자고 말한다. 힘들게 오르막길을 올랐다면 쉽게 내려갈 수 있는 내리막길이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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