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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롬 Sep 20. 2021

한여름의 소망

<시간을 달리는 소녀>(2007)

 호소다 마모루 감독 필모그래피 영화를 보면 여름 배경의 설정이 많이 나오고, 애니메이션 작화가 시대를 거스르지 않는 높은 퀄리티의 작화를 보여준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2007년에 개봉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특징이 가장 많이 영화에 표출되는 대표작이자 흥행작이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큰 인기와 사랑을 받는 듯하다. 게다가, '타임리프'라는 소재로 스토리가 흥미진진하게 만드니 영화가 더 재밌게 다가온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네이버 스틸컷


시간

 우리는 과거로 빚어진 작은 실수나 선택으로 빚어진 현재의 사건을 겪으며 '그때 그런 선택(실수)을 하지 않았더라면'과 같은 과거로 돌아가고픈 생각과 후회에 빠질 때가 있다. 그러나 '마코토'는 다르다. 그녀는 과학실에서 시간을 넘나드는 물건을 얻고, 타임리프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동생의 푸딩을 뺏어먹거나 노래방에서 노래를 더 부르고, 시험 점수를 높게 맞기 위해 재시험을 반복하는 등 단순한 용도로 타임리프를 허비한다. 정작, 코스케와 유리가 위험에 처할 상황이 올 때 그녀는 타임리프를 다 쓴 상태라 그들을 지켜주지 못할 뻔도 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시간의 활용을 '언제(When)'에 초점을 둔다. 동생이 푸딩을 먹었던 날, 시험을 치렀던 날에 마코토가 시간을 달려 그날에 도착해 자신이 하고픈 일을 한다. 치아키와 나눴던 마지막 말도 "미래에서 기다릴게."라는 말도 미래라는 시간대에 너를 기다린다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시간은 ''언제(When)'가 아니고 '어떻게(How)' 쓰느냐가 중요하다. 

 'Time waits for no one.'이라는 말처럼 시간은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단순한 일에 시간을 쏟고, 신경을 기울인다면 정작 중요한 일에 필요한 시간과 대처를 취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그저 시간이 흘러가는 운명에 어떤 선택과 행동을 행할 것인가. 어렵지만, 꼭 해야 할 일이다. 시간은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마코토

 마코토는 단순하고, 순수하며 당당한 주인공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타임리프의 사용 용도나 치아키와 코스케와의 관계 속 대화를 보면 철부지 같은 순수함이 느껴진다. 그러나 과거를 바꾸기 위해 수영장 다이빙대나 높은 곳에서 힘차게 뛰어오르거나 거리를 뛰는 마코토의 모습은 현재의 상황을 해결하겠다는 굳은 자신감과 당당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마지막 치아키를 떠나보내는 장면 속 마코토는 미래에서 기다린다는 치아키의 말에 "응.. 금방 갈게 뛰어 갈게."라는 대사를 내뱉는다. 이 대사가 마코토가 할 수 있는 답변 중 가장 마코토다운 답변이 아닐까 한다. 이렇게 <시간을 달리는 소녀> 속 마코토라는 캐릭터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는 설정들이 있다.

  

작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여름 속 도시와 학교 풍경을 보여준다. 산들바람이 잔잔하게 부는 커튼 사이로 하하 호호 웃는 학생들의 모습,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횡단보도를 걷는 수많은 사람들, 광활하게 푸른 하늘과 천천히 저물어가는 노을의 풍경 등 여름 냄새가 물씬 풍기게 한다. 작화 퀄리티도 미래의 시간을 달린 듯한 촌스럽지 않은 작화를 보여줌으로써 눈을 즐겁게 해 준다. 그리고 여름이라는 계절에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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