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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롬 Jan 08. 2022

우리는 진실을 찾고 있는가

<돈 룩 업>(2021)

왓챠 드라마 시리즈 중 <Year & Years>(2018)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우리가 미래라는 것을 상상할 때 엄청난 공상과학과 지능 높은 로봇과 인공지능의 모션들이 난무하는 세계를 떠오르는 게 이미 구식이다라고 주장할 만한 드라마다. 근 미래 세계관에  AR, AI 시스템의 현실적인 고증과 난민, 이상기후에 대처하는 정치계의 모순, 정치인들의 상황과 이를 받아들이는 국민들의 모습을 꽤나 현실적이게 그려낸 드라마다. <돈 룩 업>을 봤을 때, 마치 <Years & Years>를 보고 느낀 감정과 충격을 똑같이 느꼈다. 정말 근 미래에 이러한 일이 발생할 거 같고, 나라면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돈 룩 업> 네이버 스틸컷

돈 룩 업(Don't look up)

  <돈 룩 업>은 제목처럼 'Look up'(찾아보다)과 같이 무언가 쳐다보고 찾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도입부에 천문학과 대학원생 케이트(제니퍼 로렌스)와 담당 교수 랜들 민디 박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태양계 내의 궤도를 돌고 있는 혜성이 지구와 직접 충돌한다는 사실을 알아내는 장면이 있다. 여기서 이들은 떨어지는 혜성을 사진으로 촬영하여 목격한다. 그리고 이 충격적인 사실을 알리기 위해 직접 대통령 올리언(메릴 스트립)과 그녀의 아들이자 비서실장 제이슨(조나 힐)의 집무실까지 가서 설명하고, 브리(케이트 블란쳇)와 잭(타일러 페리)이 진행하는 인기 프로그램 '더 데일리 립' 출연까지 이어가지만 성과 없이 무시만 당한다.

 대통령부터 일반 국민들까지 혜성이라는 위험하고 엄청난 진실을 가볍게 여기고, 진실을 알고 싶어 하지 않는 반응을 보인다. 관객들은 운석 사진을 같이 목격한 케이트와 랜들 박사 입장에 서 있으므로 그저 답답할 노릇이다. 사람들은 그저 자극적이고, 가벼운 것들에만 신경 쓴다. 그러다가 실제로 혜성이 시야에 들어오고나서부터 이들의 태도는 달라진다. 케이트와 랜들 편에 서서 혜성을 보고 진실을 깨달으라고 말하는 룩업(Look up) 파와 끝까지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며 혜성을 보지 말라고 주장하는 돈 룩업(Don't look up) 파로 나뉜다. 

 <돈 룩 업>은 우리에게 생각거리를 던진다. 이 말도 안 되는 진실을 우리가 맞닥드릴 때 우리는 그 난관과 고난을 극복할 것인가 아니면 진실을 왜곡하고, 무시하며 가상의 유토피아를 상상하며 살아갈 것인가. 영화를 다 본 상태라면 당연히 선(先) 자의 입장을 택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도 케이트와 랜들처럼 혜성 사진을 직접 봤기에 이처럼 답답한 반응으로 영화를 본 것이지, 만약에 그냥 <돈 룩 업> 국민들의 입장이 되어 케이트와 랜들의 이야기만 듣는다면 우리는 과연 그들의 입장을 헤아려 줄 수 있을 것인가. <돈 룩 업>은 우리가 우매한 시각과 판단이 아닌 현명하고 신중한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불투명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정치와 언론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법을 만들어 내고, 질서를 유지하며, 진실을 전파해야 하는 각각의 기관이기 때문에 투명성과 공정성을 당연해야 한다. 하지만, 현대 사회 속 일부 정치계와 언론계는 투명하지 않고 공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돈 룩 업>은 이러한 사회에 일어나는 모순과 잘못된 모습을 연출하여 기관들을 비판한다. 영화 제목이 <돈 룩 업>인 이유도 룩업을 외치는 단체보다 돈 룩업을 외치는 정치계 단체가 더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에 파국을 맞이한 꼴이다. 혜성이 지구와 충돌한다는 투명한 사실을 불투명한 정치계와 언론계가 흐리게 만드니 마치 근묵자흑(近墨者黑)이 떠오르는 전개다.  


인터넷

 근미래적 세계에 절대로 빠져선 안 되는 '인터넷'이다. <돈 룩 업>에도 상당히 현대 인터넷 사회의 고증을 잘 표현한다. 케이트와 랜들 박사가 '더 데일리 립'에 출연할 때, 혜성이 지구와 충돌한다는 사실을 알리며 별다른 관심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에게 케이트는 방송에서 속상함을 드러내지만, 오히려 그 장면만 이용하여 인터넷 밈과 움짤을 제작하는 모습과 혜성의 진실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등장하는 가짜 뉴스, 룩업파와 돈 룩업파로 나뉠 때 각자의 입장을 유튜브와 SNS에 올리는 장면, SNS 챌린지 장면들까지 사실적인 연출이 인상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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