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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롬 Jan 30. 2022

이런 게 스포츠 영화지 않을까

<머니볼>(2011)

  스포츠 영화하면 가장 떠오르고, 추천하는 영화 중에 <머니볼>도 있다. 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추천하고, 좋아하는지 알게 된다. 단순히 스포츠라는 좁은 카테고리에 가두어지지 않고, 인문학적 관념까지 뻗어내며 다양한 생각거리를 남기게 하는 영화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머니볼> 네이버 스틸컷

숫자

 스포츠에서는 다양한 숫자들이 존재한다. 선수나 스태프, 관객들의 인원수, 득점 점수, <머니볼>은 야구이므로 타자의 출루율이나 안타율 등이 있다. 이런 숫자를 이용한 정확한 통계와 분석을 이용하여 각 팀들은 승리를 거머쥐길 원한다. <머니볼>에서 빌리 빈(브래드 피트)이 이끌고 있는 오클랜드 에슬레틱스 팀도 마찬가지다. 메이저 리그 최하위 팀에 그나마 실력 있는 선수들까지 다른 구단에 뺏겨 버려 큰 위기에 처한 빌리 단장은 경제학을 전공한 피터(조나 힐)를 영입해서 '머니볼 이론'을 창안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다. '머니볼 이론'이란, 몸값이 높은 선수의 명성에 의존하기보단 철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저평가된 선수들로 승률을 높이는 구단 경영 방식이다. 

 빌리는 사생활이 문란한 선수나 은퇴 직전까지 찾아온 선수까지도 기록이 좋으면 영입을 시도한다. 그는 자신의 팀이 승리하길 간절히 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수많은 숫자들을 활용한 연구로 마침내 오클랜드 에슬레틱스 팀이 20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이루게 된다. 숫자가 숫자를 낳은 꼴이다. 


인문학과 경영학

 <머니볼>은 스포츠 영화 같아도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인문학, 경영학적 측면이 많이 내포되어 있다. 먼저, 경영학적 측면은 구단을 이끄는 빌리의 기업가 정신이다. 저비용 고효율을 위해 '머니볼 이론'을 창안하고, 이를 통해 20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운다. 그리고, 기록과 달리 성적이 부진한 선수를 재빠르게 트레이드하고, 현재 실적에 안주하지 않고, 끝없이 선수를 발굴하며 영입하려는 그의 도전 정신은 보고 배워야 할 경영자의 정신이다. 

 한편, 인문학적 측면은 선수의 모습을 연출하면서 인문학을 표현하고 있다. 야구라는 종목도 그렇고 스포츠도 결국 인간이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다양한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출루율이 좋은 선수라도 유독 컨디션이 안 좋아서 부진할 수도 있고, 날렵하고 순간 속도가 필요한 도루를 몸집이 거대한 선수가 성공해서 득점을 할 수도 있다. <머니볼>은 그러한 기적과 같은 모습을 스콧 해티버그(크리스 프랫)를 통해 보여준다. 그는 과거에 포수로 활약했으나 빌리가 1루수로 활약해줄 수 없냐는 제안으로 에슬레틱스에 영입한 선수다. 그는 팀에 들어왔어도 후보에 연연했으나 마지막 20연승을 앞둔 경기에서 11-11에 마지막 끝내기 홈런을 날리며 기적적으로 20연승을 만들어준 주역이 된다. 그리고 영화 후반에 피터가 빌리한테 보여주는 몸집이 거대한 선수가 단순히 안타로 생각하고 친 볼이 홈런인걸 알아채고 상대 팀의 축하까지 받으며 홈 그라운드를 도는 영상을 보며 빌리는 "이래서 야구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니까"라는 대사를 뱉는다. 스포츠도 결국 인간이 만든 문화들 중 하나다. 스포츠라는 좁은 시각 밖에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위기와 서사가 드러나있다. '호사다마好事多魔 '라는 사자성어처럼 좋은 일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많은 풍파를 겪어야 한다. <머니볼>은 마지막 케이시(케리스 도시)가 부르는 <The show>를 통해 우리들이 그저 야구라는 스포츠를 즐기듯 우리만의 삶을 즐기라는 위안을 준다.

편집

<머니볼>에서 보여주는 편집은 투수가 스트레이트를 던지듯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빌리 빈이 과거에 선수였다는 점은 짧은 플래시백을 통해 그가 선수 시절에는 큰 활약을 못했다는 사실을 빠르게 관객들에게 알아차릴 수 있게 한다. 그리고 20연승까지 가는 과정은 실제 경기 해설을 들려주고, 경기 관중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실제 있었던 고증 연출과 더불어 속도감 있는 전개를 통해 영화가 지루하지 않게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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