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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롬 Jan 31. 2022

이게 우리가 아는 범블비지

<범블비>(2018)

 <트랜스포머> 시리즈 속 '범블비'는 오랫동안 팬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다. 그런 캐릭터의 단독 영화라니. 그간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인간과 오토봇간의 유대와 정서가 잊혀 가고, 스케일과 액션의 범주만 커져가고 있었다. 그러나 <범블비>는 핸들이 고장 난 8톤 트럭처럼 멈추지 못하고 있는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브레이크를 걸어준다. 우리가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한 로봇들의 화려한 변신과 액션도 있지만, 인간과 로봇의 유대와 공감도 있을 수 있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범블비> 네이버 스틸컷


범블비

 <트랜스포머> 시리즈에서 엄청난 존재감과 인기를 받고 있는 범블비는 존재 자체만으로 큰 주목을 받는다. 그리고 <범블비> 속 범블비는 범블비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과 장점을 굉장히 잘 이용하여 범블비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가령, 라디오 주파수에 나오는 대사나 음악 가사를 편집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재치 있게 말하는 장면, 상황에 맞지 않는 어색하고 덤벙되는 행동들이 있다. 특히, 찰리 왓슨(헤일리 스테인펠드)이 말할 때마다 반응하는 얼굴 표정 묘사는 <트랜스포머> 시리즈 속 범블비 모습보다 더 동그래진 얼굴형과 커진 눈의 변화로 더욱 귀엽고,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어떻게 로봇을 이렇게 귀엽게 만들 수가 있지.. 


추억  

<범블비>는 1980년대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영화에 등장하는 음악이나 패션, 가풍을 보면 1980년대 미국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미국 일반 가정집에 필수적으로 존재했던 커피 머신이나 머리 밴드 패션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찰리 왓슨이 입고 있는 펑크(Punk) 룩도 헤비메탈을 좋아하는 찰리의 고집으로 입는 패션일 수도 있지만, 포스트모더니즘이 점차 진행되고 있고, 젊은 층 사이에서 진행 중이라는 미국 사회를 엿볼 수 있다. 

 <범블비>에서 1980년대 미국 사회의 추억만 작용하는 건 아니다. 스토리에도 추억은 중요하게 작용한다. 찰리는 죽은 아빠를 여전히 그리워하고, 아빠가 죽은 이후에 자신의 마음을 다잡지 못한다. 이런 불안한 자신에게 찾아와 준 범블비는 그녀에게 매우 소중한 존재다. 아빠와의 소중한 추억 다음으로 새로운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가며 느끼는 둘만의 유대감은 부녀(父女)와의 유대감이 아닌 친구와의 유대감으로 작용한다. 영화 마지막에 찰리의 차고에 붙어있는 아빠와 찍은 사진과 범블비와 찍은 사진이 나란히 붙어 있는 걸 보면 찰리가 느끼는 소중한 추억으로 한 편에 자리 남아있다. 이제 그 옆 사진은 메모(조지 렌드보그 주니어)와의 추억으로 있으면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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