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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롬 Jul 29. 2020

가라앉아버린 정상회담.

<강철비2:정상회담>  ⭐⭐

 <강철비>의 순수하고, 투박한 재미는 어디갔는가. 스케일은 커지고, 감독이 말하고픈 포부는 작았다. <강철비2>를 기대했던 이유는 전작 <강철비>에서 느껴지는 피식하게 웃음이 나오는 개그와 흥미로운 소재를 잘 이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작을 재밌게 보고 느낀 기대감일까 이번 영화는 실망 그 자체였다. 물론, 잠수함 액션이나 영화에서 말하는 주제는 그나마 볼 법한 장면이었다. 잠수함을 소재로 한 영화는 <유령> 이후에 오랜만에 나오는 작품이기도 하고, 액션 연출은 좋았다.


<강철비2:정상회담> 中  한 대통령, 스무트 대통령, 북 위원장


캐릭터

  영화는 캐릭터를 과장되어 표현한다. 예시는 '스무트 대통령'과 '북 위원장'이다. 이 둘은 영화 중반에는 대통령의 위엄에 안맞게 상당히 개그캐릭터로 묘사되는데, 서로 욕하면서 유치한 개그를 선보인다. 웃기게 만들려면 퀄리티를 높혀 웃기게 만들면 좋을 텐데 어떻게 한 나라의 국가 원수들이 똥 냄새 개그로 웃기게 만들 수 있는가. 조만간 쎄쎄쎄하며 놀 판이다. 또, 충격 먹은 것은 '북 위원장'의 존재이다. 국가 원수가 왜 통역사 역할을 자처하는가. 이럴 바에는 '북 위원장'이 아닌 '한 대통령' 통역사를 데리고 왔어야 했다. 그 만큼 존재감이 낮고, 있어도 니코틴 냄새만 난다. 필자는 <강철비>의 개그가 좋았다. 생활식 개그에 처음으로 영화관에서 빵 터진 기억도 난다. 하지만, 이런 막말과 유치한 유머, 이상한 캐릭터 설정으로는 무거운 주제를 풀어내겠다는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주제

 영화는 주제를 '통일'로 잡았지만, 마음에 와닿지가 않았다. 왜냐하면 비중을 너무 잠수함에 쏠려있었기 때문이다. 영화 초반은 통일 포커스에 취중한다. 그러고 줄거리가 지나가며 결말에 도달했을 때, 갑자기 결론을 내뱉는다. "통일 원하십니까?" 식의 대사를 날리며 말이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네??" 즉, 과정도 없이 결말만 얼렁뚱땅 나왔다. 잠수함에서 친목을 다져서 그런가 갑자기 죽자고 싸우자는 분위기에서 하하호호 분위기로 넘어간다. 텅 빈 과정에서 갑자기 결론이 도출되니 주제의식이 떨어진다. 개인적으로 주제가 통일보다 정치 풍자에 비중을 든다면 이 영화는 대성공일 것이다. 


좋았던 점

개인적으로 영화의 매력 포인트는 잠수함 액션과 배경음악이었다. 아마 국내 최초로 잠수함 액션을 촬영 한 거 같은데 액션은 잘했다. 통일이라는 주제를 잊을 만큼 잠수함 액션은 재미있게 보았다. 그리고 배경음악은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들어간 강렬한 버전과 웅장한 버전으로 나뉘는데 둘 다 영화 색깔에 맞는 비장하고, 긴장감 있게 만들어주는 음악이다. 필자는 일렉트로닉 사운드 버전이 영화 장면과 맞물려 나와 영화를 볼 때 재미를 더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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