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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롬 Oct 20. 2022

모호함을 타파하는 존재

<블랙 아담>(2022)

 '흑백 논리'라는 말을 알고 있는가. '모든 문제를 흑과 백, 선과 악, 득과 실처럼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편중된 사고방식으로 양 극단 외의 중간 지점을 용납하지 않는다.'라는 뜻인 흑백 논리는 지금껏 만들어진 히어로 영화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 영화에서도 많이 사용된 논리다. 특히 히어로 장르 같은 경우 히어로라는 선과 빌런이라는 악의 단순한 충돌로 충분히 스토리 라인을 깔끔하게 만들 수 있을뿐더러 정의구현을 통해 관객들에게 볼거리와 선(善)의 승리로 일종의 해피엔딩과 같이 긍정적인 결과를 드러낼 수 있다고 만들어왔다. 

 하지만 <블랙 아담>은 다르다. 히어로인가 빌런인가 그 존재 자체가 애매한 이 인물은 흑백 논리를 타파하고 눈앞의 문제와 자신이 해결할 일만 처리한다. DC코믹스도 이제 더 이상 흑백 논리에 히어로 장르를 가두기 싫은 모양이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블랙 아담> 스틸컷

 <블랙 아담>(2022) 속 가장 마음에 든 건 역시 액션이다. 드웨인 존슨 배우를 제대로 활용한 캐릭터로 신의 능력까지 갖춘 '테스 아담'(드웨인 존슨)이 보여주는 액션은 히어로 걱정이 안 들게 한다. 헬기를 찢고, 현대식 무기를 장난감 무기 취급하듯 대하는 아담의 전투 태도를 보면 항상 아담이 이길 거라는 확답을 가지고 그의 전투를 구경하면 된다. 

 블랙 아담 솔로 무비지만, '저스티스 소사이어티'라는 그룹이 등장하여 블랙 아담과 대립, 협동 관계로 전개한다. 이들은 히어로라면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블랙 아담은 그렇지 않다. 자신은 언제든지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말하며, 원하는 답을 얻을 때까지 돌파구를 찾는 그의 방식으로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와 초반부에 크게 대립한다. 하지만 아담을 부활해준 아드리아나(세라 샤히)의 아들이 붙잡혔다는 소식에 이번에는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와 함께 협동하여 반군 그룹의 지도자를 저지하고, 아드리아나 아들을 구할 수 있었다. 이후 아담은 자신은 영웅이 아니라며 스스로 초능력을 풀고, 저스티스 소사이어티한테 붙잡혀 수중 감옥으로 갇히게 되지만, 환영 속에서 만난 아들의 설득으로 그는 다시 블랙 아담으로 변신한다. 반군 그룹 지도자가 알고 보니 아담이 살았을 때 군림했던 고대 칸다크 후손이었고, 사박의 왕관을 통해 완전한 빌런으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아담이 빌런에서 히어로로 기점이 바뀌는 순간은 그의 마음가짐이다. 처음 아들 샤잠으로부터 힘을 받을 때, 그는 고대 왕으로부터 자신의 가족을 죽인 분노로 사용했다. 그러나 고대 왕 후손이 악당 사박으로 부활하고, 아무도 빌런을 저지할 수 없을 때, 자신만이 막을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완전한 히어로 입장으로 변해 사박을 실제로 막을 수 있었다. 이렇듯 블랙 아담은 다른 히어로 영화처럼 흑백 논리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자신이 뜻하는 대로 활약하는 빌런 히어로다.

 쿠키 영상 속 블랙 아담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궁금하고, DC코믹스 히어로에 큰 변화를 가져다줄 기점이 되는 히어로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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