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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롬 Nov 14. 2022

포에버 히어로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2022)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2022)는 '故 체드윅 보스만'이 연기한 블랙 팬서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발버둥 친다. 그리고, 영화를 거대하게 관통하는 줏대는 '故 체드윅 보스만'을 추모하고, 기리기 위한 애도다. 전작보다 화려한 액션이 없지만, 진중한 감정선과 마지막까지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영화다. 블랙 팬서가 없는 블랙 팬서 후속작은 나름 성공이라 볼 수 있어도 그가 없는 훗날 블랙 팬서 시리즈와 MCU에 작별이 이번 작품만으로 끝나기는 아쉬운 영화이기도 하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스틸컷

 '故 체드윅 보스만'을 추모하는 요소는 영화를 관통한다. 그가 없이도 와칸다는 변함없이 잘 지낼 것이라는 의미와 블랙 팬서라는 와칸다 히어로는 영원하다는 중의적인 의미를 내포하는 제목부터 이미 영화는 블랙 팬서를 추모하겠다고 드러낸다. 이 뿐만 아니라 MCU 도입부에 '故 체드윅 보스만' 모습으로 시작하는 장면, 블랙 팬서 장례식, 슈리(레티티아 라이트)가 그의 유품을 불에 태우며 그와 함께한 추억을 회상하며 흐느끼는 장면까지 '故 체드윅 보스만'을 회상하고, 그를 애도한다. 


 왜 인간은 우주로 나아갈 생각만 하고, 바다로 나아갈 생각은 하지 않는가. 아마 바다가 우주보다 더 제약이 많아서 그럴 것이다. 수심이 깊어질수록 세지는 압력, 빛이 도달하지 못한 어둠과 각종 생명체의 여부까지 고려할 사항이 더 많다. 하지만, MCU(Marvel Cinematic Universe) 세계관은 다르다. 치타우리부터 시작해 멀티버스 세계관까지 확장해 나간 시점에 더 이상 우주를 확장해나가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미 현대 사회와 MCU 사회를 앞서 나간 와칸다 과학기술력으로 바다에 등장한 빌런과 대적한다는 아이디어는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메인 빌런 '네이머'(테노치 우에르타 메히아)가 빌런이 되는 배경도 흥미로운데 스페인에게 침략받은 히스패닉인이 바닷속에 자라는 약초를 먹고 바다에서 숨 쉴 수 있게 되어 먼 조상부터 비밀리에 살아갔다는 설정이다. 흑인들이 주 캐릭터로 자리 잡고 있는 영화에 이런 식민주의적 배경이 들어간 히스패닉인까지 넣은 점은 식민주의로 큰 아픔과 상처를 지닌 흑인과 히스패닉인을 향한 공감과 위로일 수도 있고, 이들은 아직 사회 소수자/약자로 취급받기 때문에 마지막 이 두 집단의 화합은 약자들이 가진 연대감을 형성한다.


 블랙 팬서뿐만 아니라 영화는 여성 캐릭터가 전반적으로 활약한다. 블랙 팬서의 동생 슈리, 여자 친구 나키아, 어머니 라몬다, 직속 부하 오코예까지 그들만의 방법으로 와칸다를, 블랙 팬서를 지켜나간다. 특히 슈리가 블랙 팬서가 되는 장면이 흥미로운데, 블랙 팬서 자격을 부여하는 허브를 복원해 그의 뒤를 잇는 수호자 역할을 자처한 장면은 블랙 팬서라는 캐릭터와 와칸다 도시 속 전통을 지키겠다는 굳은 결심이 묻어난다. 

그리고 '그'의 등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블랙 팬서를 지켜나가는 방법. R.I.P Chadwick Bose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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