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경에 헤엄치다

<아바타: 물의 길>(2022)

 13년간 기다림을 통해 드디어 <아바타: 물의 길>이 개봉했다. 개봉 당일 조조로 기대 반 설렘 반으로 가득한 채 영화관에 들어섰다. 영화는 충격 그 이상이었다. 13년간 기다림이 아깝지 않은 작품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아바타> 시리즈를 5편까지 제작하겠다고 밝혔는데, 어서 빨리 3편도 궁금해지는 영화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아바타: 물의 길>은 무조건 영화관에서 봐야 하는 영화다. <아바타>(2009) 때도 마찬가지겠지만, 판도라 행성이라는 거대하고 웅장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한 광각과 행성 생물들의 형태까지 볼거리가 넘쳐나는 장면들이 우후죽순 널려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바타: 물의 길>은 오마티카야족을 벗어나 멧카이나족으로 넘어가면서 울창한 숲이 아닌 드넓은 바다와 그 속의 생물을 보여주기 때문에 <아바타>(2009)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판도라 행성 모습을 선사한다. '물의 길' 답게 영화는 물을 자주 다루는데,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단순히 물이라는 소재를 허투루 쓰지 않는다. 제이크 가족이 멧카이나 부족으로부터 적응해나가며 물속에서 호흡을 터득하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캐릭터들과 동화하여 영화에 체험할 수 있게 도와준다. 해양생물들과 어울리는 제이크 가족들과 그 속을 품는 거대하고 웅장한 바다를 표현하는 비주얼은 가히 엄청나고 황홀하다. 훗날 OTT로 볼 수 있어도 <아바타:물의 길>에 등장하는 거대한 비주얼만큼은 영화관에서 느꼈으면 좋겠다.

 192분이라는 러닝타임은 부담될 수 있다. 하지만, 바다를 체험하게 만드는 광경과 등장인물 속 관계를 하나씩 만들기 위해선 적당할,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러닝타임이다. 러닝타임이 아쉽진 않았지만, 의외로 전투 장면이 아쉬웠다. 인간의 기술에 대응하기 위해 나비족이 싸우는 게릴라 전투 장면같은 소규모 전투 장면은 체계적이고, 깔끔하다. 그러나 <아바타>(2009)만큼 대규모 전투 장면을 해양 버전으로 기대하고 있었으나, 소규모 전투와 후반부 나름 크게 벌어지는 전투씬이라 하여도 굉장하다고 느껴질 만큼의 전투 장면이 없어서 아쉬웠다. 오히려 제이크 가족의 사정과 내면, 관계를 정리하고, 다듬어가기 때문에 전편보다 더 감성적이다. <아바타: 물의 길>이 먼 훗날 등장하게 될 <아바타> 시리즈를 만들어갈 본격적인 시작점이기에 2024년 <아바타3>가 기대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