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무르익어가는 사람들

6시 50분, 에티오피아 아이스

by 신지원

“안녕하세요!”

우렁찬 목소리가 뒤에서 들린다. 아, 또 왔다. 그 남자손님.

“아메리카노 하나 사이즈업 가져갈게요.”

“아, 죄송해요. 주문마감은 40분이라, 머신을 마감해서요. 지금은 드립커피랑 논커피만 가능해요.”

“아.. 제가 너무 늦게 왔네요. 하하, 그럼 드립커피 주세요. 에티오피아? 이거 아이스로 할게요.”

“네, 바로 준비해 드릴게요. 잠시만 앉아서 기다려주세요.”

내가 커피포트에 물을 올리고 원두를 저울에 재는 동안 남자는 카페를 두리번거리다가 말을 걸어온다. “사장님은 어떤 커피 제일 좋아하세요? 카페에 하루 종일 있으면 커피 진짜 많이 드시겠네요.”

“그죠, 아무래도. 음 저는 기분에 따라 다르게 마셔요. 비 오는 날은 따뜻한 라테 마시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매일 맛을 봐야 하니까 늘 마시고요. 드립커피도 좋아하는데, 드립에 사용하는 싱글원두는 비싸서 레시피 잡을 때만 마시죠.”

“진짜 종류별로 다 드시네요. 저는 원래 카푸치노 좋아했어요. 그러다가 한동안 더치커피에 빠졌었는데 좀 질리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다시 아메리카노만 마시는데 가끔 드립커피도 마셔요. 에티오피아 좋아해요!”

나는 이야기를 들으며 끄덕거렸다. 분쇄된 원두에 물을 부으니 원두가루가 빵빵하게 몸을 부풀린다. “향 좋네요.”

그 남자가 말했다. 난 미소로 답했다.

“보통 이 시간에 오시는 거면 제가 좀 더 기다릴게요!”

그냥 단골에게 베푸는 친절 같은 거였다.

“와 정말요? 저 월수금에는 꼭 오거든요. 앗, 아니면 오기 전에 미리 연락을 드릴까요?”

“그렇게까지 하시면 너무 번거로우실 텐데요.”

“전 괜찮아요! 카페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dm 보내면 되겠죠?”

“네, 편하신 쪽으로 연락 주세요! 감사합니다.”

“제가 감사하죠.”

“커피 나왔습니다. “

“네 잘 마실게요.”

“안녕히 가세요. 오늘도 작업 잘하시고요.”

“오!! 하하 기억하시네요. 네! 또 올게요.”

눈웃음으로 답하며 문을 닫는다. 올려다본 하늘에 괜스레 달이 말갛게 떠있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