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혼비(獸魂碑) -2

호기심으로 빛나는 작은 눈

by 이유

‘이번 달 동물실 캠페인은 실험동물 행동 풍부화입니다.’

동물실 입구에 적힌 산뜻한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내가 다니던 대학원의 실험동물센터는 관리가 매우 잘 되는 편이었다.

사육사가 일주일에 두 번 밥과 물을 채워주고 깔짚을 새것으로 교체한다. 수의사는 일주일에 한 번씩 마우스의 상태를 확인한다. 이와 더불어 매달 캠페인을 통해 실험자들의 동물복지를 증진할 방법을 상기시킨다.

동물 행동 풍부화는 그들이 최소한의 본능과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마우스의 경우 나무 조각을 주어 이빨을 갉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또한, 종이로 된 집이나 압축된 휴지 등을 주어 빛을 피할 수 있는 집을 만들 수 있는 용품을 제공해줄 수 있다.




KakaoTalk_Photo_2025-10-13-07-44-21.jpeg 휴지를 찢어 둥지를 만들고 터널을 돌아다니며 노는 모습

마우스는 작은 생물이지만, 새로운 물건에 호기심을 가지고, 그것을 자신의 생활에 활용할 줄 안다.

나는 종이로 된 집을 원하는 대로 갉아서 모양을 만들고, 그 위에서 놀기도 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작은 눈망울에서 고통이 보이지 않는 순간들을 보며 나는 실험에서 벗어나 잠시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편안한 순간들이 그들에게 행운의 순간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가 되길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