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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승건의 서재 Nov 21. 2018

관절에서 나는 소리의 정체

관절을 꺾으면 “우두둑” 하는 소리가 날 때가 있다. 한 손으로 반대편 손을 감싸고 강하게 오므리거나, 턱을 좌우로 휘두르듯 하면서 목을 돌릴 때 쉽게 들을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날씨가 추워질 때는 몸이 잔뜩 움츠러들게 되면서 더 쉽게 나는 경향도 있다.

이런 소리를 탄발음crepitus이라고 한다. 탄발음은 앉았다가 일어설 때 무릎에서 나는 소리처럼 의도하지 않게 날 때도 있지만, 양손을 움켜쥘 때처럼 일부러 낼 때도 있다. 때로는 긴장감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내기도 한다. 실제로 “우두둑”하는 소리 자체가 무척 경쾌하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심리적인 만족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탄발음의 정체는 무엇일까. 주변에서 흔하게 접하는 현상 중에서 의외로 그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게 있다. 탄발음의 원인도 여러 가지 해석만 있을 뿐 아직 명확하게 “이거다”하고 정해진 것은 없다. 어떤 이들은 연골과 연골끼리 부딪쳐서 나는 소리라고 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근막이나 힘줄이 뼈에 튕기면서 나는 소리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관절의 활액에서 나는 소리라는 설명이 가장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진다. 활액은 관절 안을 채우고 있는 미끌미끌하고 투명한 액체인데, 실제로 보면 날계란의 흰자처럼 보인다. 이 액체는 관절 안에서 두 뼈가 서로 부딪히지 않고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관절을 꺾을 때는 활액의 압력이 변하게 되고 활액 안에서 기포가 만들어진다. 탄발음은 바로 이 기포 때문에 나는 소리다. 그래서 관절을 꺾을 때 들리는 소리는 "우두둑"보다는 "뽀글뽀글"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에 관절을 꺾을 일이 있을 때 정말 그렇게 들리는지 직접 확인해 보자.

사람들이 탄발음과 관련해서 소리의 정체 못지않게 궁금해하는 게 있다. 탄발음이 몸에 해로운지 아닌지다. 정형외과 의사들에 따르면, 통증처럼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증상이 없다면 탄발음 자체가 해롭지는 않다고 한다. 그렇다고 몸에 이로운 영향을 기대할 수 있는 건 또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들 앞에서는 될 수 있으면 자제하도록 하자. 저절로 나는 소리는 어쩔 수 없다고 쳐도, 목 비틀고 손가락 구겨가며 일부러 내지는 말자. 본인은 무심코 한 일이지만, 옆에 있는 사람에게는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다른 글도 보기: https://shinseungke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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