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블로그에 ‘죽음은 더 이상 두렵지 않다’라는 글을 올렸다. 글을 올려놓고 보니, 혹시라도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에 아차 싶었다. 그래서 부득이 이어서 글을 남긴다. 나의 심경에 어떤 문제가 생기거나 한 것은 전혀 아니다. 그 글에도 썼다시피, 요지는 인생의 남은 시간을 더욱 값지게 보내자는 지극히 밝고 긍정적인 것이다.
말이 나온 김에 조금 더 이어가자면, 죽음은 육아와 더불어 요즘 내가 가장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주제이다. 내가 앞으로 살아갈 날 동안 해야 할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두 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블로그에 올리는 서평이나 에세이 중에서 죽음과 육아를 다루는 글들이 특히 많다.
내게 주어진 삶을 가치 있게 살다가 가고 싶다. 기왕이면 세상에 좋은 영향을 끼친 사람으로 남게 되면 좋겠다. 물론 죽음 후에는 타인의 평가도 기억도 모두 부질없어지겠지만, 그렇다 해도 내가 죽은 후 남게 될 사람들에게 좋은 쪽으로 기억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바라건대 그 기억이 꾸며서 만든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진실에서 비롯된 것이었으면 좋겠다.
육아에 관심을 두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육아란 게 뭔가. 나로부터 태어난 한 생명이 자신의 삶을 잘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생각해보면 이 또한 부질없는 것일지 모른다. 내가 지금 딸과 함께 보내는 순간들은 먼 훗날 누구도 기억하지 못할 일이 될 테니까. 하지만 그게 뭐 중요한가. 나의 딸도 나처럼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다는 좋은 마음을 가지고 그렇게 한평생 살다가 가면 그 자체로 족한 것을. 그리고 그 출발을 응원해 주는 게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고 말이다.
죽음과 육아. 내 삶의 끝과 내 아이 삶의 시작. 둘 다 참으로 쉽지 않은 주제다. 깊은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 앞으로도 꾸준히 이 두 가지 주제에 관해 고민하고 글로 기록해보려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