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쯤, 대학교를 졸업한 직후의 일이다. 나는 1년의 휴식기를 가졌다. 아무것도 안하면서 1년을 지내기로 했다. 오랜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그때까지 쉴 새 없이 달려온 내 삶을 되돌아보면서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한 시간을 갖고 싶었다.
처음 얼마 동안은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아침마다 조금 더 눈을 붙이겠다고 이불 속으로 숨을 필요도 없었다. 알람을 끄고 “5분 만” 하는 생각에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가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린 경험이 많았던지라, 알람 때문에 더 이상 아침잠을 방해받지 않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큰 행복이었다.
하지만 그런 만족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며칠 지나지 않아서였다. 처음에는 열시, 그리고 나중에는 정오 쯤 이불 밖으로 기어나오면 내 주변에는 적막감이 감돌고 있었다.
내가 알던 다른 사람들은 뭐하고 사나 궁금했다. PC 메신저에 로그인했다고 이름이 뜬 친구에게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바로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언제쯤 대답이 올지 멍하니 기다리던 중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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