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절세를 위해선 절제가 필요해

by 신수현

절세를 위해선 절제가 필요하다.

아버지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분이셨고, 어머니는 활동적이며 창의적인 성격을 지니셨다. 어린 시절의 나는 두 분 중 누구도 닮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아버지의 논리와 어머니의 감각을 모두 품고, 숫자와 세금이라는 이론적 세계를 창의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 길을 걷게 된 계기는 우연이었다.

형부의 권유로 강원도의 아스콘 회사에서 경리 업무를 시작하면서부터다.

당시 아버지는 늘 돈과 관련된 일을 피하라고 하셨고, 특히 은행이나 경리처럼 현금을 다루는 일은 절대 하지 말라고 단호히 말씀하셨다.


20년 전에는 지금처럼 전산화가 되지 않아 대표와 임원들이 현금을 가져간 뒤 영수증을 챙기지 않는 일이 흔했다. 그 속에서 숫자와 씨름하며 하나씩 정리해 나갔다.


그러나 의외로 나는 그 일을 좋아하게 되었다. 숫자는 정직했다.

공식에 따라 정리하면 결과가 나왔고, 실수 없이 처리하면 정확한 답을 보장해 줬다.

숫자와 법이 결합된 이 일은 내게 너무나 잘 맞았다. 흥미를 넘어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뒤늦게 입시를 준비해 대학에 진학했다. 당시엔 서른 살이 늦은 나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때의 나는 오히려 어렸다.


대학은 나에게 새로운 세계였다. 부모님의 지원이 아닌, 내가 직접 벌어 마련한 등록금이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했다. 시간은 늘 부족했지만, 그 시간들이 단순한 학비 그 이상의 가치로 남았다. 돈보다 중요한 게 시간과 집중이라는 걸 절실히 깨달은 시기였다.


하지만 경력이 쌓일수록 이 일의 한계도 마주하게 되었다.

세무사는 단순히 숫자만 다루는 직업이 아니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신수현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새벽을 기다리며 글을 씁니다. 멈춘듯, 흐르지 않는 어둠과 함께 ... 시간에 대한 후회, 반복되는 상처로 인해 글은 저의 치료자입니다.

83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15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53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