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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이발소 가던 날

저는 딸이에요

by 신수현

나는 초등학교 입학할 때 아주 짧은 단발머리를 했고, 그 후로 중학교 때까지 커트머리를 유지했다. 엄마는 내 커트머리가 가장 예쁘다고 했지만, 사춘기가 되면서 내 머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 머릿결이 부드럽거나 찰랑거릴 만큼 좋지 않았고, 가족 중에서도 유난히 머리숱이 많았다. 아버지는 앞머리가 휑한 M자형 대머리였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아버지의 머리숱이나 머릿결을 닮지 않았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곱슬머리였다고 한다. 어릴 적 드라마 속 똑순이가 맨 위만 고무줄로 묶는 머리 스타일처럼, 내 머리는 곱슬이라 머리를 묶으면 연꽃처럼 넓게 퍼져서 예뻤다고 한다. 하지만 딸이 넷이라 머리를 묶는 것도 힘든 일이었기에 엄마는 나에게 커트머리를 권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아버지와 단둘이 외출한 적이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아버지의 손을 놓아버렸다. 언제부터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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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기다리며 글을 씁니다. 멈춘듯, 흐르지 않는 어둠과 함께 ... 시간에 대한 후회, 반복되는 상처로 인해 글은 저의 치료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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