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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소비에 대한 고찰

인간관계에서도 투자와 소비를 구분하여야 한다.

by 신수현 Mar 14. 2025

나는 열심히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과소비를 하지 않았음에도 항상 재정적으로 부족함을 느꼈다. 19세부터 직장 생활을 시작하였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실직으로 몇 달간 쉬었던 경우를 제외하고는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해왔다. 지금은 중년이 되어 취업이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다.


가끔 카드 명세서를 확인할 때면 식은땀이 흐르기도 하며, 이는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가계부를 작성하지 않거나 카드 명세서를 확인하지 않는다면, 나는 끝이 없는 부채를 지고 살아갈지도 모른다. 이제야 나는 무모한 소비와 사람들과의 만남에 집중했던 것이 내 자산을 늘리는 데 방해가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소비와 투자에 대한 관점에서, 사업자는 돈을 쓰는 것을 '투자'라고 하고 개인은 이를 '소비'라고 부른다. 이 두 가지의 공통점은 모두 현금을 지출한다는 점이다. 어떤 이는 옷이나 명품 가방을 구매한 후 스스로 이를 '투자'라고 정당화하기도 한다. 회계를 전공한 나로서 투자와 소비의 본질적인 차이를 설명하자면, 이는 미래에 자산으로 회수될 가능성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부동산을 구매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지만, 명품 가방은 시간이 지나면서 감가상각이 발생하고 대부분의 경우 재판매 가격이 구매가보다 낮아진다. 따라서 이를 투자라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사람과의 만남에 돈을 쓰는 것은 투자일까, 소비일까? 만남 자체가 자산인지 소비인지에 대한 고민이 든다. 나는 원래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을 선호하지 않으며, 한두 명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러나 20대와 30대 시절에는 무작정 사람들을 만났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인맥의 중요성을 듣고, 술자리와 모임에 빠지지 않았다. 친목을 다지는 것이 언젠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많은 대화를 나눈 후에도 마음이 편치 않을 때가 많았고, '괜히 이야기한 것 같다'는 후회가 밀려오는 순간도 많았다. 이러한 만남을 지속하다 보니 어느새 지갑 속 카드 명세서가 점점 길어지고 있었다. 술값, 식사비, 커피값, 심지어 내가 원하지 않았던 비용까지 지출하며 상대방과의 관계를 유지하려 했던 것 같다.     


사람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는 사람을 만나야만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혼자 식사하는 것보다는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이 낫다고 믿었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이 모든 것은 단지 내 생각일 뿐이었다. 사람과의 만남이 나에게 진정한 투자가 되지는 않았다. 만약 그 시간을 나 자신을 위해 썼다면 어땠을까? 퇴근 후 집에 와서 독서를 하고, 글을 쓰며 자기 계발을 위해 공부를 했다면 더 나아졌을까? 아마도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항상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살았다.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돈을 썼고, 그것이 투자라고 착각했다.     


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관계도 신중해야 한다. 나도 투자이며, 상대방도 투자라면 정말 좋은 관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상대방이 나를 투자 대상으로 여기고, 나는 단순히 소비하는 관계라면 문제가 발생한다. 내가 힘든 시기에 진심으로 도와주지 않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했다면, 그 만남은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소비는 마치 가랑비와 같다. 처음에는 비를 맞는지조차 모른다. 그러나 어느 순간 옷이 축축하게 젖어 있고, 몸이 차가워져 감기에 걸리게 된다. 많은 돈을 한 번에 잃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새어나가면서 나의 경제적 기반을 약화시킨다.     


정직한 소비란 무엇인가? 그것은 결국 '내게 정말 필요한 것인가?'를 끊임없이 묻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나는 이제 소비를 할 때, 스스로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진다. 이 지출이 내 삶을 개선할 것인가? 지금이 아니면 꼭 구매해야 하는 것인가? 단순히 감정적 소비를 하는 것은 아닌가? 사람과의 만남에서 이 비용이 가치 있는 투자로 돌아올 것인가? 이러한 질문을 던진 후, 불필요한 소비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사람을 만나기보다는 독서와 글쓰기에 집중하게 되었고, 충동적인 쇼핑보다는 꼭 필요한 것만 구매하게 되었다. 정직한 소비는 단순히 돈을 아끼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이다. 앞으로 나는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바로 '정직한 소비'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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