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hinstory Apr 29. 2023

[Essay] 지속적인 열정

중요한 것은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

Sam-Suck


혁신의 상징이자 모바일 시대를 개척한 1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는 Apple을 이끈 스티브 잡스 (Steve Jobs)는 28살 때에, 삼성 이병철 회장을 만나기 위해  1983년 11월 한국에 입국하였다. 당시 70대였던 이병철 회장은 직접 스티브 잡스를 맞이했고, 버릇없는 미국 젊은이를 전혀 하대하지 않았다. 대화를 나누고 잡스가 떠난 뒤, 이병철 회장은 그 자리에서 "잡스는 IBM과 맞설 수 있는 인물이네" 라며 IBM (80년대 컴퓨터 관련 넘볼 기업이 없던 일인자 기업)에 대적할 어쩌면 유일한 기업을 만들 것이라 단언했다. 

< 삼성 이병철 전 회장과 스티브 잡스 가 사진 왼쪽에 위치해 있다 >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병철 회장의 단언과는 다르게 스티브 잡스는 IBM 이 아닌 삼성과 세계적인 경쟁을 계속하고 있다.


삼성은 서양세계에서 Sam-Suck (suck 은 구리다, 후지다 의 의미)이라고 불릴 정도로 이미지가 좋지 않았다. 제품에 대한 불신을 벗어내기 위해 삼성은 계속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 저널리스트 Geoffrey Cain의 책 SAMSUNG RISING에서는 이병철 회장의 아들, 이건희 회장의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라는 내용을 강조하며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을 바탕으로 놀림거리였던 삼성은 이젠 아무도 놀릴 수 없는 수준의 일류 기업이 되었다고 소개한다. 끊임없이 노력한 끝에 결국 삼성은 세계적인 일류 기업으로 성장을 하게 되었다. 

< Geoffrey Cain의 Samsung Rising 책 >


전설의 Presentation


전설적인 제품 발표라고 알려져 있는 스티브잡스의 첫 아이폰 공개 행사 PT에는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고 한다. 발표회에 사용된 아이폰은 무려 발표 시나리오 및 순서 짜인 데로만 제작된 목업 아이폰이었으며 심지어 여러 개의 아이폰을 각 발표 내용별로 (지도화면, 인터넷 화면, 뮤직 플레이 화면) 순간순간 바꿔가며 아무도 모르게 발표를 했던 것이다. 발표 무대 뒤에서 해당 아이폰들을 만든 직원들은 혹시나 발표회가 실패로 돌아갈까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발표 전 미리 만취하자 라며 스카치를 마셨다고 한다. 하지만 스티브잡스는 성공적으로 발표를 마무리하고 세계는 열광했다. 발표 후 6개월 뒤, 휴대폰을 줄 서서 구매하는 기이한 광경이 최초로 발생하게 된다. 그 6개월간 제품팀은 얼마나 피 말리는 고생을 했을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 아이폰의 탄생을 알리는 발표를 진행하는 스티브 잡스 >


목업 수준의 제품으로 출시 발표회를 진행하던 기업, 그리고 sam suck이라고 조롱받던 이 두 기업은 블랙베리, LG 등 쟁쟁한 기업을 몰아내고 전 세계 스마트 모바일분야 및 컴퓨터 분야의 양대산맥이 되었다. (재미있는 story로 LG는 모바일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 멕켄지 컨설팅 회사에 모바일 관련 컨설팅 비용으로 약 1,000억 원을 지불했지만 결국 모바일 사업을 완전히 접게 되었다. 리스크 최소화와 안전을 빌미로 약 1,000억 원을 컨설팅 비용에 지불한 대가는 모바일 사업 정리였다. 반대로 스티브잡스는 외부에서는 절대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 수 없는데 무슨 컨설팅이냐 하며 외부 컨설팅을 받는 것을 극도로 혐오했다고 한다)


이런 일화들에서 나는 '지속적인 열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어떻게 해서든 하고자 하는, 만들어내고자 하는 지속적인 열정은 결국 삼성, 그리고 애플의 지금과 같이 세상을 바꾸는 제품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한다. 일시적인 뜨거운 열정은 절대로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열정은 식게 되고 이럴 때마다 순간순간 내면의 합리화가 시작되고 점점 자신을 Comfort Zone (심리적인 안정을 느끼는 상황, 구역 혹은 영역)으로 몰고 가게 된다. 그렇게 일시적인 뜨거운 열정을 재충전하게 되더라도, 결국 다시 열정은 식게 되고 다시 comfort zone을 찾아가는 여정이 반복이 될 뿐이다. 


우리가 비전, 목표 등 무언가를 이루고자 할 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열정이다. 이 세계에는 삼성과 애플처럼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지속적인 열정을 기반으로 결국에는 성공한 크고 작은 회사들이 무수히 많이 있다. 한 순간의 열정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소셜미디어 시대의 정점을 만든 메타 (구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또한 '뜨거운 열정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열정이다'라고 강조한다. 


지속적인 열정은 무엇일까


지속적인 열정을 가지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why'이다. 나는 지금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왜 이 일을 해야만 하는가, 왜 하필 이 일인가 에 대한 답을 알고 있다면 지속적인 열정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찾지 못한 사람들은 'why'를 찾기 위해서 이것저것 시도해 본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지속적인 열정은 꼭 why라는 정답을 찾은 다음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물론 why라는 답을 알고 있다면 더 쉬울 테지만, 지속적인 열정은 꼭 why라는 정답을 알아야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고, 해야만 하는가 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충분하다. 


한순간의 열정으로 무언가 일을 시작한다면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보다야 낫다. 하지만 시작한 다음 지속하지 못한다면 결국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속성 (Consistency) 은시작 (Beginning) 보다 훨씬 더 어렵다. 스티브 잡스의 유명한 스탠퍼드 졸업 연설에서 나온 "Keep Looking, Don't Settle" (계속 찾으십시오, 안주하지 마세요)이라는 말은 결국 시작하고 안주하는 것보다 지속적으로 찾고자 하는 마음과 그 과정이 중요하다는 의미가 아닐까

<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 연설을 하고 있는 스티브 잡스 >




"Keep Looking, Don't Settle" - Steve Jobs

매거진의 이전글 [Essay] 선한 영향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