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칼이다

by 신성규

나는 진실을 말한다.

그런데 그럴수록 사람들은

불편해하고, 멀어지고,

어떤 이는 노골적으로 화를 낸다.


그리고 나는 안다.

그 화는 진실 때문이 아니라, 진실이 건드린 감정 때문이다.


진실은 날카롭다.

무언가를 드러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가리고 싶은 것을 강제로 비추는 힘을 갖고 있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누군가 나에게

내 감정의 밑바닥을 정확히 짚어 말한 순간,

나는 갑자기 화가 났다.

맞는 말이었다.

너무 맞았기에,

내가 숨기고 싶었던 나를 들켜버린 기분이 들었다.


그 순간 나는

진실보다 나 자신을 방어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나는 진실에 화를 냈고,

결국 그 사람에게 등을 돌렸다.


생각해보면 진실은

상대를 위한 배려처럼 포장되지만,

실은 상대가 감당할 수 있는 크기를 고려하지 않은

폭력처럼 작용할 수도 있다.


진실은 칼이다.

그래서 쥐는 사람도, 맞는 사람도 다칠 수 있다.


그렇기에 나는 이제

진실을 말하는 대신,

그 진실에 닿기까지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하는 진실보다,

들어줄 수 있는 준비가 된 순간의 진실이 더 깊다.

진실은 던지는 것이 아니라,

머물러주는 시간 속에서 스스로 드러나야 한다.


나는 진실을 말하고 싶다.

하지만 이제는 말하기 전에

그 사람이 지금 어떤 마음인지,

그 진실을 감당할 힘이 있는지부터 살피고 싶다.


진실은 중요하다.

하지만 관계는 진실보다 더 오래 남는다.


진실은 때로, 너무 이르거나

너무 날카롭게 도착하면

진심이 되어도 미움이 된다.


그리고 나는 안다.

나 또한 그런 진실 앞에서

화내고, 숨고, 등을 돌린 적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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