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아름다움과 조율의 미덕

by 신성규

나는 종종 여성이라는 존재를 보다 완성형에 가까운 생명체로 느낀다. 그들이 품고 있는 감정의 섬세함, 직관의 예민함,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뿜어내는 자연스러운 조화력은 마치 이미 구조화된 미학처럼 보인다. 남성이 수많은 시행착오와 충돌 속에서 균형을 배워가는 존재라면, 여성은 애초에 내면의 질서를 갖춘 채 출발한 듯한 인상을 준다.

이러한 감각은 내가 약물 없이 살아가기 시작하며 더 뚜렷해졌다. 억제되었던 감정과 감각이 되살아나고, 예술에 대한 감응력은 더욱 예민해졌다. 그러나 동시에, 이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삶의 방향을 잡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 예술적 통찰은 명확해졌지만, 세속적 판단력은 흐려지는 듯한 모순 속에 빠져들었다.

이것은 마치, 나침반 없이 별자리를 따라 길을 찾으려는 항해자와도 같다. 약물은 나를 일정한 틀 안에 가두고는 있었지만, 동시에 방향 감각을 제공하는 일종의 심리적 프레임이기도 했다. 이제 그 프레임이 사라진 자리에 감각과 직관, 그리고 예술적 확신만이 남았다.

그런데 여성은 이러한 감각적 상태에서조차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느낌’ 속에서도 ‘살아내는 법’을 알고 있다. 반면 나는, 예술로 향하는 감정의 급류 속에 휘말리며 오히려 삶의 실용적 구조를 상실해가고 있는 것 같다.

이 경험은 나로 하여금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게 한다.

“진정한 창의성은 통제된 감각 속에서 피어나는가, 혹은 감각의 해방 속에서 길을 잃고 피어나는가?”

그리고 나는 지금 그 해답을 찾기 위한 긴 여행을 시작한 셈이다. 완성형으로 태어난 존재들 곁에서, 나는 미완성의 예술가로서, 아직도 나를 조율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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