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쥬 갱스부르
사람의 말년은, 그가 감추려 했던 진실을 가장 또렷하게 드러낸다.
세르쥬 갱스부르의 얼굴은 말년으로 갈수록 점점 붕괴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붕괴는 무너짐이 아니라, 그의 정직함이었다.
그는 젊은 시절의 반항과 도발로 유명했지만,
그 모든 도발은 결국 스스로에게 겨눈 총구였다는 걸
그의 얼굴이 먼저 말해주었다.
피로한 눈, 술과 담배에 지쳐 떨리는 손,
느려진 그을린 목소리,
그리고 무엇보다도,
더 이상 자신을 숨기지 않는 얼굴.
그 얼굴은 ‘위태로움’을 가장 우아하게 품은 초상화였다.
그는 자신을 끝까지 불살랐고,
그 불꽃은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을 향한 마지막 예의였는지도 모른다.
예술가로서의 삶은 종종 자기 파괴와 맞닿아 있다.
그러나 갱스부르는,
그 파괴를 양식화하고 음악화한 자,
그리고 마침내 그 파괴에 삼켜진 자였다.
그는 늘 도발적이었지만,
말년에는 그 도발마저도
어딘가 슬픈 자학의 그림자처럼 느껴진다.
그의 얼굴은 말한다.
“나는 나를 끝까지 연기하지 않았다.
나는 나였다.
그게 나를 망쳤지만, 동시에 나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