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음악을 온몸으로 들을 때가 있다. 그저 ‘좋다’고 느끼는 감정이 아니다. 그것은 마치 어떤 은밀한 진실에 다가서는 듯한 감각, 혹은 육체가 해체되는 듯한 쾌락이다. 나는 그것을 오르가즘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그것은 성적인 것이 아니라, 지각의 해방이다.
이 쾌락은 단순히 음악을 듣는다고 오는 것이 아니다. 음악을 ‘분해’할 때, 그 쾌락은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나는 음악을 분해한다.
기계처럼.
집요하게.
보컬을 걷어내고, 베이스의 그루브를 추적한다. 드럼의 킥은 어느 순간 내 심장과 동기화되고, 리버브의 여운은 내 후두부를 간질인다. 마치 한 곡 안에 여러 개의 생명이 숨쉬는 것을 보는 듯하다. 처음엔 그 생명들이 낯설지만, 어느 순간 그것들이 서로를 조율하며 하나의 유기체로 살아간다는 것을 알아차릴 때 —
그 순간, 나는 전율한다.
이 오르가즘은, 단지 청각적 자극의 총합이 아니다. 그것은 질서와 무질서의 경계에서 탄생한다. 나의 의식은 악기들을 해체하고, 다시 엮는다. 마치 스스로가 작곡가이자 청자, 해체자이자 창조자가 된 듯한 감각.
그때 나는 내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내 뇌 전체로 음악을 ‘구조’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감각이 이성에 포섭되지 않고,
이성이 감각과 융합될 때 —
쾌락은 순수해진다.
그것은 육체의 경계를 넘어선다. 마치 성적 절정처럼 파동이 흐르며 나를 덮친다. 그러나 이 절정은 내면에서만 일어난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어떤 감정도 표현하지 않는다. 단지 해체한 구조가 연결될 때 터지는 침묵의 전율이 있을 뿐이다.
음악은 종종 배경으로 소비된다. 하지만 나는 그 음악을 해체하고, 구조를 추적하고, 관계를 느끼고, 재결합시킬 때,
비로소 그 안에 숨겨진 감각의 에로스를 발견한다.
그리고 나는 확신한다.
쾌락은 존재의 본질이 아니라, 인식의 방식에서 비롯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