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들은 도시를 잘 선택해야 한다.
그들에게 도시는 단지 거주지가 아니다.
도시는 그들의 시(詩)의 피부이며, 영감의 질감이고, 숨의 결이다.
예술가는 혼자서도 살 수 있지만,
결코 어디서나 살 수는 없다.
왜냐하면 예술가는
공기 중의 빛, 낮의 소리, 밤의 그림자,
사람들의 움직임, 건축물의 호흡 같은
보이지 않는 구조들과 감각적으로 소통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공업도시, 회색의 스모그가 자욱한 도시,
아침부터 트럭이 덜컹거리고,
기계음이 새벽을 깨우며,
거리에선 철의 냄새가 나는 도시.
그곳에서 예술가는 천천히 질식한다.
그의 감각은 폐처럼 막히고,
그의 리듬은 엔진 소음에 묻히며,
그의 언어는 점점 짧아지고, 그의 상상력은 무기력해진다.
예술가는 도시의 감정적 온도를 먹고 산다.
그 온도가 자기 체온과 맞지 않으면
그는 일상을 살아낼 수 없다.
낮의 빛이 흐르지 않고,
밤의 고요가 존재하지 않으며,
감정이 스케줄에 맞춰 재단되고,
정서가 ‘생산성’이란 이름으로 절단되는 도시.
그곳은 예술가에게 감옥이며, 사형장이다.
도시는 예술가를 낳기도 하지만,
잘못된 도시는 예술가를 조용히 말라죽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