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종 음악가들을 보며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그들은 아름답다. 동시에 어리석다.
이 두 단어가 모순처럼 보이지만, 나에게는 거의 한 쌍처럼 다가온다.
음악가들은 너무 순수하다.
세상의 구조를 의심하지 않고, 시스템을 분해하려 하지 않으며,
감정 하나에 멜로디를 얹고
그 멜로디를 전부라고 믿는다.
그들의 눈은 아이 같고, 말은 둥글며, 진실에 가까운 듯하지만
진실의 구조를 모른다.
나는 그 순수를 질투한다.
나는 너무 일찍, 너무 많이 깨달았다.
감정은 조작될 수 있고, 아름다움은 자본에 팔린다는 것.
예술은 진실이 아니라 기호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런데도 그들은 노래한다.
바보처럼,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나는 때로 그들이 부럽다.
사유 없이도 노래할 수 있는 사람들.
논리 없이도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람들.
하지만 동시에,
그들의 세계는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가를 알기에
그 순수함이 안쓰럽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사랑할 수 없었다.
나는 예술을 안다.
그 구조를 알고, 조작을 감지하고,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교묘한 연출인지도 구분할 수 있다.
그런 내가 음악가를 만나면,
도와주고 싶어진다.
그러나 그 도움은 늘 관계를 망친다.
나는 조언하고, 그들은 위축된다.
나는 해석하고, 그들은 피한다.
나는 구조를 말하고, 그들은 감정을 말한다.
그것은 평행선이다.
나는 음악가의 손을 잡을 수 없다.
아니, 잡고 싶지만 오래 쥐지 못한다.
나는 질문하는 사람이고, 그들은 울리는 사람이다.
나는 쌓는 사람이고, 그들은 녹이는 사람이다.
이제 나는 안다.
그들의 바보 같음은,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든다는 것을.
그들의 순수함은, 누군가에겐 유일한 숨구멍일 수 있다는 것을.
나는 그들과 다르고, 그렇기에 동경하고,
그렇기에 결국 멀어지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