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를 믿는 사람은 지능이 낮다.”
이 말이 당연하다는 듯 유통되는 걸 볼 때마다 나는 어이가 없다.
그 말은 틀렸다.
아니, 너무 단순해서 위험하다.
똑똑한 사람들이 종교를 믿지 않는 경우가 많은 건 사실이다.
그들은 논리로 훈련되어 있고, 증명되지 않은 것을 신뢰하지 않는다.
세상은 데이터와 팩트로 굴러가며,
하늘 위에 무언가를 기대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여긴다.
그 말은 일견 맞는 말이다.
하지만, 과연 전부일까?
나는 오히려 초천재들일수록 신을 믿는 경우가 많다고 느낀다.
그들은 단지 세상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그 구조 너머의 불가능성과 불완전성까지 체험한 자들이다.
그들은 인간 이성이 닿지 못하는 영역,
즉 절대성의 한계를 인식한다.
괴델은 불완전성 정리로
모든 체계에는 그 체계 안에서 증명할 수 없는 진리가 있다고 말했다.
파스칼은 이성을 극한까지 밀어붙인 뒤,
그 너머의 공허 속에서 믿음을 도약했다.
그것은 무지에서 오는 신앙이 아니라,
인식의 경계에서 선택하는 신앙이었다.
오히려 종교를 비웃는 이들은
신을 믿지 않는 대신 돈을 믿고, 성공을 믿고, 자기 자신을 믿는다.
나는 그 믿음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종교보다 더 종교 같기 때문이다.
인식하지 못한 믿음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종교다.
또한 돈, 성공, 자신은 흔들린다.
절대성을 갖지 못한다.
신을 버린 자리에는 반드시 무언가가 들어선다.
그것이 돈이든, 이념이든, 과학이든, 자아든.
인간은 절대성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말하고 싶다.
믿음은 지능의 부재가 아니라,
지능을 넘어선 직관의 영역일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은 모든 것을 아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알 수 없다는 것을 아는 데서 시작된다고.
신앙은 어쩌면 가장 이성적인 절망 위에서,
가장 비이성적인 희망을 선택하는 용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