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자유

by 신성규

나는 한동안 술을 자주 마셨다.

그것은 단순한 쾌락도 아니었고, 사교적 도구도 아니었다.

나에게 술은, 의도적으로 지능을 낮추는 장치였다.

머리 속에서 멈추지 않던 분석, 구조화, 해석의 충동을

잠시 멈추게 해주는 기계의 전원 스위치였다.


생각은 나의 삶을 이끄는 등불이었지만,

그 빛은 너무 밝았다.

나는 사람들의 말끝에서 의미를 찾았고,

그들의 침묵에서 의도를 분석했다.

감정은 해석의 대상이 되었고,

삶은 방정식처럼 다뤄졌다.


그러나 술을 마시는 순간, 나는 ‘해석하지 않는 나’가 되었다.

웃음을 지었고,

사람을 안았고,

음악에 취했고,

모든 것을 의미 없이 받아들였다.

그것은 일종의 자유였고,

일시적이지만 놀라운 해방이었다.


하지만 나는 점점 그 자유가

진짜 자유가 아님을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회피의 자유,

지능의 후퇴를 통해 얻는 감정의 일시적 복권이었다.


진짜 자유는

자신의 감정을 해석 없이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해석의 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넘어서 감정을 받아들이는 힘이다.


나는 더 이상

끄지 않기로 했다.


나는 켜진 채로 감정을 통과시키기로 했다.

의심 없이 웃는 법을,

의미를 분석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법을,

분석이라는 갑옷을 벗고

살의 민낯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지능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지만,

때로는 인간을 인간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그 사이의 균형은, 철학과 삶이 함께 모색해야 할 질문이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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