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은 선을 긋지 않는다

비선형성의 지능 분포에 대하여

by 신성규

우리는 ‘지능 지수’라 불리는 숫자 앞에서 익숙한 오해에 빠진다. 지능은 마치 직선 위에 정렬된 값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90, 100, 110, 120… 이 숫자들은 사람의 사고능력, 판단력, 창의력, 통찰력 등을 수치화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작 지능의 실체는 수직적이지 않다. 그것은 나선처럼 휘어 있고, 뭉텅이로 몰려 있고, 어떤 영역에서는 기하급수적으로 튀어 오른다. 지능은 비선형적이다.


IQ(지능지수)는 정규분포 가설에 기초해 평균 100, 표준편차라는 틀 안에서 개인의 위치를 가늠하려 한다. 하지만 이는 측정 가능성의 환상을 기반으로 한다. 지능의 정의 자체가 하나로 통일된 적이 없으며, 실제 사고 능력은 다중 차원으로 구성된다. 가령, 수학적 사고는 뛰어나지만 사회적 직관이 극도로 떨어지는 경우, 창의성은 폭발하지만 일상적 추론에서 취약한 경우. 그 모두를 ‘숫자 하나’로 요약하는 건 가능한가?


비선형성은 다음을 뜻한다. 지능이 일정 수준 이상에서 급격히 발현되는 구간이 존재한다. 한계점을 넘으면 질적 전환이 발생한다.(천재성의 폭발, 몰입의 창발성) 또 다중 모듈로서 상호작용하는 구조이다. 이는 언어지능, 공간지능, 정서지능, 창의지능 등은 독립적이면서도 상호 보완됨을 의미한다.


근대 이후 지능은 점차 측정 가능성의 영역으로 들어섰고, 인간을 기계적 우열의 위계로 줄 세우는 도구가 되었다. 지능은 측정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되어야 하는 구조이다. 지능이 비선형이라는 인식은 단순히 “IQ가 무의미하다”는 선언이 아니다. 우리는 지능을 숫자로 보는 대신, 패턴으로, 형태로, 움직임으로 볼 필요가 있다. 그 속에서 인간 정신의 깊이와 다양성은, 비로소 수직적 서열을 넘어 나선형 은하처럼 빛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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