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에 대한 오해

by 신성규

예술은 단순한 감정의 표출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복잡한 감각, 정서, 무의식을 하나의 언어로 조직화하는 행위다. 형식은 단지 외피가 아니다. 그것은 표현 그 자체의 구조적 조건이며, 감각이 세계로 나아가는 통로다.

모든 예술에는 각기 다른 형식이 존재하지만, 그 내면에는 공통된 언어의 질서가 흐르고 있다. 음악은 시간 위에 쌓인 음의 질서를 통해 감정을 전달하고, 회화는 공간 위에 색채와 형태의 배치를 통해 정서를 구성한다. 문학은 언어의 연쇄로 시간과 감각을 조직하며, 무용은 몸의 움직임을 통해 공간을 조율한다. 이 모든 예술은 결국 형식이라는 정교한 도구로 감정을 구조화하는 언어 행위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감정을 자유와 동일시하고, 예술을 ‘형식 없는 감정의 폭발’로 오해하곤 한다. 하지만 진실은 정반대에 있다. 오히려 예술은 감정이라는 무정형의 혼돈을 질서의 문법 속에 조율하는 시도이며, 그 조율이 성공할 때 우리는 ‘감동’이라는 감각적 해석에 도달하게 된다. 즉, 예술은 ‘느끼는 것’이면서 동시에 ‘해독하는 것’이다. 때로 예술가는 정형화된 언어를 파괴하면서 새로운 형식을 발명한다. 그것은 기존의 문법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근원적인 질서를 탐색하려는 몸부림이다. 추상미술, 불협화음, 실험적 문학 — 모두 기존 감각 문법의 경계를 넘어선 새로운 언어 실험이다. 그들은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이던 감각의 법칙을 해체하고, 감각 자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구성한다.

이런 점에서 예술가는 세계의 구조를 감각으로 읽어내는 철학자이며, 동시에 그것을 다시 구성하여 보여주는 언어자다. 철학자가 세계를 개념으로 해석한다면, 예술가는 세계의 감각적 구조를 통찰하고, 그것을 정교한 형식으로 조율하는 존재다.

결국 예술은, 인간이 세계와 관계를 맺는 방식 중 가장 정교하면서도 아름다운 언어다. 우리는 그것을 느끼며, 해석하며, 때로는 다시 창조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모든 순간, 우리는 스스로도 모르게 하나의 언어를 배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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