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아름답고, 정교하다.
그러나 수학은 어디까지나 인간이 만든 규칙의 체계다.
1+1=2는 자연의 진리라기보다는,
자연을 모델링하기 위해 만든 하나의 기호적 언어다.
수학은 시각화되고, 도식화된다. 좌표계 안에 넣고, 함수로 변환할 수 있다.
우리는 그것이 보이기 때문에 이해하고, 안심한다.
수학은 우리가 불안정한 세계를 구조화하고자 할 때 의지하는 예측 가능한 질서다.
그 안에서 우리는 “명확한 것이 진리다”라는 신념을 강화한다.
하지만, 인간의 삶은 그리 명확하지 않다.
삶은 때로 모순되고, 애매하고, 설명되지 않으며, 수치화되지 않는다.
문학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것은 외로움, 사랑, 부재, 시간, 죽음, 기억…
모두 보이지 않는 것들이다.
보이지 않기에 감각해야 하며, 감각해야만 이해할 수 있다.
문학은 규칙이 없다.
아니, 있어도 언제든 부정된다.
문학은 하나의 정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양한 의미의 중첩과 충돌 속에서 진실을 탐색한다.
수학이 보이는 것을 정리하는 언어라면,
문학은 보이지 않는 것을 살아내는 언어다.
그래서 문학은 차라리 철학에 가깝고,
어쩌면 수학보다 더 높은 차원의 추상적 사유일 수 있다.
수학은 이해를 위한 언어이지만,
문학은 존재를 위한 언어다.
당신이 기억하는 한 사람의 말투,
설명할 수 없는 그 장면의 공기,
그리움과 죄책감이 뒤섞인 그 순간…
그 모든 것은 수학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이 세상의 대부분은 정의되지 않은 감정들로 구성되어 있다.
문학은 바로 그 감정을 붙잡고, 이름 붙이고,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다.
수학은 명석함의 사유라면,
문학은 무의식의 사유다.
우리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한 말 한마디에 평생 영향을 받고,
설명할 수 없는 장면 하나에 인생을 바꾼다.
문학은 그 무의식의 감각을 다룬다.
보이지 않지만 실재하는 것,
설명할 수 없지만 존재하는 것.
그것을 다룰 수 있는 학문이 있다면,
그것은 문학이다.
문학은 삶의 무의식을 다루는 고차원적 사유다.
수학은 나를 구조화하지만,
문학은 나를 구해낸다.
수학은 세상을 설명하지만,
문학은 살아야 할 이유를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