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나는 그것을 오랫동안 관찰해왔다. 누군가는 자신이 더 나은 모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결국 본래의 자리로 돌아와 있다. 인간의 삶은 마치 거대한 관성의 법칙에 묶여 있는 듯하다. 새로운 의지와 다짐은 불꽃처럼 잠시 타오르다가도 곧 꺼지고, 남는 것은 원래의 습관과 기질뿐이다.
물론 인간이 변하는 순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변화는 언제나 충격의 언어로 찾아온다. 죽음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 세상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사건 앞에서만 인간은 조금 달라진다. 그것은 일상에서 천천히 스며드는 성숙이라기보다는, 낙뢰처럼 찾아온 파괴 속에서 간신히 움트는 새싹에 가깝다. 그러나 그마저도 오래 가지 못한다. 사람은 다시 자신이 익숙한 길로 되돌아간다.
나는 이 반복을 너무 많이 보았다. 그래서 사람들 이야기를 들을 때면 웃음이 나온다. 누군가는 “이번에는 진짜 달라질 거야”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 다짐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인간은 늘 자기 자신을 합리화하며, 변화의 고통 앞에서 도망간다. 다짐은 의식의 표면에만 머물고, 무의식은 굳건하게 예전의 틀을 지킨다.
때로는 이 사실이 씁쓸하고, 때로는 아이러니하다. 변화를 향한 열망조차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나 ‘다시 태어나겠다’고 말하면서도, 결국 ‘다시 원래의 나’로 돌아간다. 인간은 변화를 꿈꾸는 동물인 동시에, 변화를 거부하는 동물이다.
나는 이것을 바라본다. 인간의 말과 실제의 간극, 이상과 현실의 간극. 그것은 나를 냉소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묘한 애정도 불러온다. 변하지 못하는 인간이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또 용서할 수 있는 것 아닐까.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아이러니일지도 모른다.
결국 인간은 큰 충격이 오기 전까지는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큰 충격이 오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나는 이제 그 흐름을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는다. 다만 그 안에서, 인간이 스스로에게 속는 방식과 반복되는 희극을 관찰하며, 조금은 냉소적인 미소를 짓는다.
그 미소 속에는 체념과 이해,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연민이 함께 섞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