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바라보며 느끼는 냉소와 거리감 속에서, 나는 종종 부처와 예수의 시선을 떠올린다. 두 선지자는 인간의 한계와 가능성을 바라보았지만, 그 결론은 근본적으로 달랐다. 부처는 인간이 자신의 내적 통찰에 도달할 가능성을 보았다. 모든 중생은 마음을 관찰하고, 고통과 무지를 이해하며, 스스로 깨달음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지능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를 마주하고 사유의 깊이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내적 경험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다.
반면 예수는 인간이 본래적으로 가진 한계, 타고난 연약함과 무지, 외부에 의존하는 마음을 직시했다. 인간은 스스로의 한계를 온전히 극복하기 어렵고, 진리와 도덕적 완전성에 도달하기 힘들다는 판단이었다. 예수가 제시한 길은 인간 스스로의 힘에 기대기보다는, 믿음과 사랑, 연민을 통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방법이었다.
결국 부처와 예수의 시선이 달랐던 지점은, 인간이 스스로 통찰할 수 있는 존재인가, 아니면 그 한계를 인정하며 도움을 받아야 하는 존재인가에 대한 판단에 있었다. 어느 쪽도 인간을 낮추거나 과대평가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재 조건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읽은 결과였다.
나는 이 차이를 바라보며, 인간을 이해하는 방식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인간의 한계와 반복, 자기기만을 인정하되, 그 안에서도 각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길과 성장의 가능성을 포착하는 것. 부처가 보았던 내적 통찰의 길과, 예수가 제시한 믿음과 연민의 길, 두 가지 모두 인간의 복잡성과 불완전성을 존중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나는 균형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