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병에 대한 고찰

by 신성규

문득 생각한다.

성병은 괜히 생기는 것이 아니다.

정상적이고 배타적인 1대1의 사랑 안에서는 성병이 생겨날 수 없다.

성병의 존재에는 반드시 다른 매개가 개입되어야 하며,

그 다른 매개는 필연적으로 윤리의 벗어남과 연결된다.

즉, 성병은 단순한 질환이 아니라,

관계의 균열과 욕망의 탈선이 남긴 흔적일지도 모른다.


그 흔적을 나는 신의 분노라 부르고 싶다.

욕망이 질서를 벗어날 때,

그 위반은 신의 언어로 몸에 새겨진다.

사랑과 욕망이 혼동될 때,

신은 침묵 속에서 징표를 남긴다.


그러나 인간은 여전히 멈추지 않는다.

사랑을 빌미로 욕망을 정당화하고,

위험을 알면서도 도박을 감행한다.

성병은 그 결과이자, 동시에 경고다.

인간은 그 경고 앞에서도 다시 손을 뻗는다.


나는 여기서 어떤 의도를 본다.

마치 신이 인간에게 생물학적 윤리의 개념을 심어놓은 듯하다.

생명은 사랑과 번식을 통해 이어져야 하지만,

욕망이 그 길에서 벗어날 때, 생물학은 응징의 장치를 가동한다.

성병이란 단순한 질병이 아니라,

사랑이 제 길을 잃을 때 생겨나는 불가해한 균열,

그리고 신이 은밀히 숨겨둔 생의 역설이다.

그 사실은 놀랍다.


레오 카락스의 영화 〈나쁜 피〉가 떠오른다.

그 영화에서 사랑 없는 섹스는 곧 죽음을 부른다.

성병은 단지 전염의 문제가 아니라,

사랑의 결핍과 인간의 탈선을 드러내는 서사적 장치였다.

영화 속 세계처럼, 현실에서도 성병은 인간에게 속삭인다.

“너희는 욕망을 사랑으로 가장하지만,

사랑을 잃은 순간 죽음은 이미 너희 안에 스며들어 있다.”


사랑과 도박, 그리고 성병이라는 징표는

결국 인간이 얼마나 위태로운 존재인지를 드러낸다.

우리는 늘 경계를 넘나들며 살아가고,

그 넘어섬 속에서 상처를 입지만,

동시에 생의 가장 강렬한 실감을 얻는다.


성병은 단지 질병이 아니라,

사랑의 불가능, 윤리의 흔들림, 신의 분노가 교차하는 자리에 놓여 있다.

그리고 어쩌면, 그 모든 것 뒤에는

신이 숨겨놓은 보이지 않는 의도가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그 의도 속에서 인간은 고통받지만,

바로 그 고통이야말로 욕망과 사랑 사이에서

얼마나 무모하게 살아가는지를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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