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오랫동안 문화적 유산이자 의사소통 수단으로만 평가되어 왔다. 하지만 인공지능 시대가 깊어질수록, 언어는 단순한 소통 도구를 넘어선 지적 구조의 효율성을 드러내는 지표가 될지도 모른다. 인간의 말이 기계에 학습될 때, 어떤 언어는 데이터 압축력이 뛰어나고, 어떤 언어는 맥락의 표현력이 우수하며, 또 어떤 언어는 추상 개념을 구조화하는 힘을 지닌다. AI는 이 차이를 기술적으로 가시화한다.
예를 들어, 한자는 한 글자에 압축된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언어를 데이터로 환원했을 때 놀라운 효율을 보여준다. 반대로, 영어는 알파벳 기반이라 글자 자체는 정보량이 작지만, 조합을 통해 창조적 파생이 용이하다. 한국어는 교착어로 문법적 구조가 투명해 기계가 문장을 분해·재조합하기에 편리하다. 지금까지 이런 차이는 언어학자들의 논의에 머물렀으나, LLM의 성능 평가 속에서 실제 수치와 결과로 드러나고 있다.
AI 시대에는 언어가 가진 논리적 구조, 의미적 압축성, 데이터 친화성이 기술적 우위로 환원된다. 즉, 어떤 언어는 AI가 다루기에 더 “지능적”일 수 있고, 그 언어를 사용하는 공동체는 무의식적으로 더 정제된 사고의 틀을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언어가 단순한 문화적 다양성이 아니라, 사고와 기술 발전의 잠재적 도구임을 증명한다.
궁극적으로 AI가 전 세계 언어를 학습하고 성능의 차이를 드러내는 순간, 인류는 언어를 다시 바라보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질문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얼마나 효율적인가? 얼마나 사고를 정제하는가?” 언어의 우수성이 문화적 자부심을 넘어, 미래의 지적 경쟁력으로 평가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