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i un problème

by 신성규

조니 알리데와 실비 바르탕이 부른 “J’ai un problème”이라는 고백은 단순한 사랑 노래의 서두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타인과 관계를 맺을 때마다 마주하게 되는 근원적 긴장을 드러낸다. 사랑은 기쁨과 위안을 약속하지만, 동시에 불안과 결핍을 불러온다. 그 순간 우리는 깨닫는다. 타인을 통해 완전해지고 싶으면서도, 타인 때문에 오히려 스스로의 균열이 더 뚜렷해진다는 사실을.


사르트르는 타인을 지옥이라고 말했지만, 역설적으로 타인 없이는 자신도 존재하지 못한다고 했다. 사랑은 바로 이 모순을 가장 강렬하게 드러내는 장이다. 연인이 곁에 있을 때 느끼는 충만함은, 그가 떠날 수 있다는 두려움과 동시에 존재한다. 충만과 결핍이 같은 자리에서 춤을 춘다.


“문제가 있다”라는 말은 결국 연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타자와 맺는 모든 관계에서 반복되는, 실존적 선언이다. 라캉이 말한 것처럼, 욕망은 언제나 결핍에서 비롯된다. 사랑은 결핍을 치유해주는 약속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결핍의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장치일 뿐이다.


그래서 이 노래는 사실 사랑의 노래라기보다 인간의 조건을 노래한다. 우리는 서로를 갈망하고, 서로를 통해 구원을 찾으려 하지만, 동시에 서로를 통해 끝없는 문제를 직면한다. 결국 사랑이란, 문제를 안고 살아가겠다는 선언일지도 모른다.


“J’ai un problème”—이 한마디는 연인의 투정이 아니라, 인간이 세상과 맺는 관계 전체를 요약한 문장일 수 있다. 사랑은 문제이면서, 바로 그 문제 때문에 우리는 살아간다. 문제 없는 사랑은 없고, 문제 없는 삶 또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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