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는 구독 시스템을 통해 작가가 글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러나 나는 거기서 기쁨보다는 반감을 먼저 느낀다. 내 문장이, 내 사유가, 돈이라는 단위로 환원되는 순간, 글의 결이 훼손되는 듯한 불쾌함이 밀려온다. 내가 쓰는 말은 상품이 아니라, 내 영혼이 흘려낸 흔적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가격표를 달고 거래되는 순간, 나는 스스로를 배신하는 기분을 느낀다.
나는 상업을 싫어한다. 돈은 인간의 욕망을 조율하는 도구이지만, 동시에 인간을 망치기도 한다. 돈은 효율과 수익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의 고유한 리듬을 파괴한다. 글이 돈과 결합하는 순간, 글은 진실을 말하려는 충동보다 ‘팔리는 것’을 겨냥하게 된다. 그렇게 글은 진리에서 멀어지고, 작가의 영혼은 점차 시장의 노예가 된다.
어쩌면 나는 이상주의자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글이 지닌 본질은 거래의 대상이 아니라 나눔의 대상이라고 믿는다. 누군가 글을 읽고, 그 안에서 자기 자신의 감정과 사유를 발견한다면, 그것은 이미 충분한 보상이다. 나는 사람들이 음악 앨범을 사듯, 책이나 에세이집을 사는 방식을 더 각별하게 여긴다. 거기에는 단순한 소비 이상의 감정이 있다. 그 책을 손에 쥐는 순간, 독자는 단순한 독자가 아니라 작가의 향기를 공유하는 동반자가 된다.
구독 시스템은 편리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글을 흐르게 하기보다, 글을 잠식한다. 글을 돈으로 환원하는 길은 많지만, 나는 그 길을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싶다. 왜냐하면 나의 문장은 시장에서 흥정되는 물건이 아니라, 인간의 영혼을 건드리기 위한 진동이기 때문이다. 돈보다 더 강력한 가치는 여전히 존재한다. 그 가치를 믿고 쓰는 것이 나의 자존심이자, 나의 글쓰기를 지켜내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