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경험이 제한된 사회에서 개인과 집단은 종종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방식으로 사고한다. 자유란 단순히 선택권을 갖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선택이 가져올 결과를 스스로 감당하는 능력과 책임을 동반한다. 그러나 자유를 제대로 체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선택의 무게를 느끼기 전에,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면서 그 정당성을 설명할 방법을 찾는다. 이것이 바로 자기합리화다. 자기합리화는 개인이 자신의 행동을 외부적 요인이나 상황 탓으로 돌리는 심리적 전략이며, 편법은 그 연장선상에서 나타난다. 규칙이나 사회적 기준을 완전히 따르기보다, 허점이나 예외를 찾아내어 이를 유리하게 활용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도덕적 기준의 내면화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도덕이란 단순한 규칙의 준수가 아니라, 내적 가치와 양심 속에서 판단되는 자기 규율이다. 그러나 자유를 경험하지 못하고, 선택과 책임을 체험하지 못한 개인은 외부 규범을 따르는 데 머무를 뿐,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을 충분히 발달시키지 못한다. 결국 자유와 책임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한 채, 권리를 주장하고 선택을 요구하면서도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는 모순적 행동이 나타난다.
사회적 차원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반복된다. 집단이 자유를 충분히 경험하지 못하면, 규범이나 법을 완전히 내면화하기보다 상황과 이해관계에 따라 편리하게 해석하고 활용하는 문화가 형성된다. 이는 사회적 신뢰를 약화시키고, 윤리적 기준이 표면적이거나 조건부가 되는 결과를 낳는다. 사람들이 자유를 모르면서도 윤리적 선택을 기대받는 것은, 마치 무거운 짐을 들도록 요구받으면서 정작 들어본 적 없는 사람에게 그 무게를 견디라 강요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자유의 결핍은 단순히 권리와 선택의 제한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개인의 심리적 구조와 도덕적 성장을 억제하며, 사회적 규범과 윤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근본적 원인이 된다. 자유와 책임, 선택과 결과가 긴밀히 연결될 때, 비로소 윤리는 의미를 갖고 사회는 건강하게 기능할 수 있다. 경험이 부족한 사회에서는 이러한 균형이 깨진 채, 권리와 책임, 윤리와 자기합리화가 뒤엉킨 모순적 구조 속에서 개인과 집단이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