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과 차이, 공자의 지혜

by 신성규

공자는 제자들에게 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도 늘 다른 답을 주었다. 왜냐하면 그 답은 제자의 성격, 처지, 감정, 그리고 아직 닦아야 할 부분에 따라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제자에게는 엄격한 금언이 필요했고, 다른 제자에게는 부드러운 권고가 더 알맞았다. 표면적으로는 모순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 모순 속에서 공자의 지혜가 빛난다. 그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답을 주는 평등을 따르지 않았다. 대신 그는 사람마다의 고유한 차이와 맥락을 존중했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질문에 맞닥뜨린다. 차이를 존중하는 것과 평등을 추구하는 것, 이 둘은 언제 충돌하는가?


현대 사회는 ‘평등’이라는 가치에 매혹되어 있다. 평등은 차별을 없애고, 억압받는 자를 보호하며, 모두가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 만든다. 그러나 문제는, 이 평등이 때로는 획일화로 변질된다는 데 있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교육, 똑같은 답, 똑같은 규칙을 적용하는 사회. 그 결과, 개인의 독특성은 무시되고, 맞춤형 지혜 대신 보편적 정답만이 유통된다.


공자는 알았다. 인간은 결코 동일하지 않다는 것을. 그래서 제자마다 다른 답을 줌으로써, 진정한 가르침은 개인화된 지혜임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현대 사회는 ‘평등’이라는 이름으로 차이를 지워버리고 있다. 마치 학생들을 같은 잣대 위에 줄 세워 점수로만 평가하는 교육처럼, 혹은 모두에게 똑같은 방식의 복지를 제공하면서 실제로는 누구에게도 충분하지 않은 결과를 낳는 제도처럼.


평등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모두가 똑같이 대우받아야 한다’라는 관념에 갇히는 순간, 우리는 공자가 보여주었던 차이를 통한 정의를 놓치게 된다. 진정한 평등은 획일적 동일성이 아니라, 각자의 고유한 맥락과 능력, 상황을 존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공자의 시대에는 ‘배려’와 ‘맥락적 지혜’가 중심이었다. 현대 사회는 ‘평등’과 ‘보편적 규칙’에 집착한다. 그래서 우리는 묻게 된다. 과연 평등이란 이름으로 추구하는 사회가, 오히려 인간의 풍부한 다양성과 배려를 빼앗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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